“2500원짜리 미역국 거의 손 안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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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03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12일 낮 12시쯤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으로 찾아온 한화그룹 법무실장ㆍ비서실장을 1시간 동안 면회했다.

김승연 회장 4.3평 유치장 독방 생활

두 사람은 김 회장의 건강을 염려했고 김 회장은 그룹 직원들이 동요하지 말고 업무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면회 이외의 시간을 대부분 누워서 쉬었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영장실질심사를 받느라 심신이 피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김 회장을 상대로 한 보강조사를 하지 않았다.

한화 관계자와 변호인단 외에 가족면회는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수감 첫날 잠들기 전 김 회장이 “가족들에게 유치장에 수감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며 “가족면회는 사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0시30분에 유치장에 입감된 김 회장은 4.3평짜리 독방에서 첫날 밤을 보냈다. 그러나 낯선 환경 탓인지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고 뒤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총수가 폭행사건에 연루돼 경찰에 구속된 것은 김 회장이 처음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 길면 10일 동안 유치장에 수감된 가운데 보강조사를 받게 된다. 이후 검찰에 송치되면 경기도 의왕의 서울구치소로 옮겨진다. 그동안 특별한 예우 없이 다른 유치인과 똑같이 생활하게 된다. 기상시간은 오전 6시, 취침시간은 오후 9시30분이다. 식사는 매끼마다 1400원짜리 관식이 나온다. 그러나 음식의 질이 낮아 유치인들은 대부분 2500원짜리 구내식당 밥을 주문해서 ‘사식’을 먹는다. 12일 아침 김 회장도 사식을 받았다. 그러나 입맛이 없어서인지 미역국ㆍ나물ㆍ김치 등을 거의 손 대지 않았다. 하지만 밥과 김치찌개, 미나리 무침 등이 나온 점심 식사는 깨끗이 비웠다.

김 회장이 원할 경우 오후엔 예배 등 종교행사에 참석하거나 독서를 할 수 있다. 유치장 창살 너머 중앙에는 TV가 놓여 있어 다른 유치인과 함께 시청할 수 있다. 면회는 30분 이내에서 하루에 세 번 허용된다. 구치소에서는 미결수라도 수형복을 입어야 하지만 경찰서 유치장에서는 사복을 입을 수 있다. 김 회장은 영장실질심사 때 회색 양복 차림이었지만 수감 후 베이지색 운동복으로 갈아입었다.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은 반원형으로 1층과 2층에 모두 16개의 방이 있다. 유치장의 가운데서 당직 경찰관이 앉아 입감자들의 동태를 살핀다. 김 회장은 2층 7호실에, 경호과장 진모씨는 옆방 6호실에 수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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