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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샌버나디노 수석졸업 「고졸유학생」 전태욱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재수끝에 국내대학 입학을 포기하고 미국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샌버나디노 소재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전체 수석졸업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저처럼 어렵사리 유학 와 공부하는 친구·후배들에게 용기를 주고 그들에 대한 시선이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L
전태욱씨(24)가 유학길에 나선 것은 지난88년. 문교부가 고교졸업생에게 유학을 허가한 첫해였다. 재수까지 했지만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자 차제에 미국 유학으로 방향을 돌렸다. 전공은 생물학.
『처음에는 자격지심도 있어 적지 않은 갈등을 겪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성적뿐 아니라 2학년 때부터 실험·연구조교로 열심히 활동해온 점도높이 평가받은 것 같습니다.』
전씨는 4점 만점에 졸업평점 3.76을 획득, 지난 14일 졸업식장에서 앤터니 에번스총장으로부터 최우수졸업생상을 받았다. 2천8백여 졸업생중 단 한명에게만 주는 상이다.
3학년 때부터는 전미대학소속의 우수학생모임인 파이 카파 파이 회원이 됐고 4학년 때에는 학교대표를 맡는 등 과외활동에도 활발치 참여했다.
『처음 미국에 오자 국내의 따가운 시선 못지 않게 이곳 교포들의 태도도 우리 같은 처지의학생들을 몹시 상심케 하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래서 하지 않아도 될 마음고생까지 하는 동료·후배들을 보면 가슴이 아팠습니다.』
전씨는 자신이 해낸 일로 고졸유학생들에 대한 국내·교민들의 일방적인 선입관이 조금이라도 바로잡혔으면 하는 바람을 거듭 피력했다.
이번 가을 존스 홉킨스 의대 박사과정에 전액장학금을 받고 진학, 면역학과 바이러스학을 공부할 예정인 전씨의 소망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의 치유방법을 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것.
전씨는 의사인 전하용씨(60)와 한미교육위원단 부단장 심재옥씨(53)의 3남중 막내다.

<이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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