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시민된 것 같아 뿌듯”|서울시립대 「서울탐방」 시민강좌 첫 졸업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서울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몰랐어요. 이제부터는 휴지 하나, 쓰레기 하나도 버리지 않는 성숙한 서울시민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6일 오후 한강 잠실선착장에서는 서울시립대가 주최한 시민강좌 「서울탐방」을 졸업한 70여명의 시민들이 뿌듯한 표정으로 자랑스런 시민강좌 졸업장을 받았다.
지난 7주 동안 이론공부와 함께 시의 문화유적지와 명소·생태계 등을 돌아보며 미처 몰랐던 시의 구석구석을 직접 확인한 시민들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 자랑스런 수도 서울을 아끼고 사랑하기 위해 우선 가까운 이웃들의 동참을 요구하는 조그만 노력부터 하자는 다짐도 했다.
『어릴 적 소풍 다녔던 고궁과 암사동 선사유적지·러시아 공사관·절두산 순교지 등 문화유적을 돌아보며 6백년 고도의 중후함과 유구함을 느꼈어요. 서울 하면 그저 교통지옥과 매연만 생각해왔는데 이제부터는 자랑스런 서울을 가꾸기 위해 자식들에게도 먼저 서울의 역사를 알도록 할 작정입니다.』
7주동안 단 한번의 지각과 결석도 하지 않은 서울토박이 송경자 주부(47·서울 용답동)는 이제야 서울시민이 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서울시립대가 무료 「서울탐방」 시민강좌를 개설한 것은 지난해 3월. 교내학장회의에서 시민들의 시 사랑을 고취하는 노력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와 방법을 논의하던 중 시민강좌개설을 고안해낸 것.
각 구청을 통해 시민들의 신청을 방은 결과 1백4명이 몰려들었다.
강좌과목은 시의 역사와 환경에 중점을 두어 서울의 자연, 역사개관, 근대의 서울, 선사와 고대의 서울 등 7개로 정했고 강의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로 하되 금요일은 현장학습을 위주로 했다.
『첫날 경복궁과 창덕궁을 현장답사하고 시의 역사에 대한 관심부터 불러 일으켰어요. 딱딱한 책상 위의 강의보다는 현장에서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죠. 비록 30여명이 가사 등을 이유로 도중하차하긴 했지만 대부분 결석·지각없이 진지하게 강좌에 참여해 가슴이 뿌듯합니다.』
강좌 마지막날 「미래의 서울」을 강의했던 경제학과 안두정 교수의 강의소감이다.
안교수는 시민들이 남산에 올라가 서울의 환경공해를 직접 보고 심각함을 인식했을 때 가장 보람이 있었다고 했다.
시립대는 혹시나 했던 첫 강좌가 큰 호응을 얻자 9월부터 시작할 2기 강좌에는 문화·환경과 관련된 1∼2개 과목을 늘리고 수강생도 최소한 90명 이상을 확보, 현장탐방교육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교재도 만들어 본격적인 시민들의 서울 알기 교육의 장으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김동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