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신작 발표 전 갖는 화가 조부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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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오랜 침묵 끝에 지난해부터 급 부상한 중견 서양화가 조부수씨(48)가 신작 발표 전을 25일부터 7월 9일까지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갖는다. 미화랑 기획.
조씨는 이 전시회를 통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 그는 종전의 절제되고 반복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표현이 한결 자유로워지고 형상성이 깊어진 작품 『합주』연작을 대작위주로 50여 점 선보인다.
『지난 5월초부터 화면 위에 새로운 표현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올 들어 열병을 앓듯 3백여 점을 제작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 동안 잠재되어있던 형상성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조씨는 그 동안 그리고 지우는 액션 페인팅적 행위를 통해 일정한 형태가 기하학적 구성으로 변주되는 엄격한 조형논리의 작품을 발표해왔다. 그러나 그는 이번 신작을 통해 이 같은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있다.
그의 신작들은 기하학적 구성이 해체되고 형상성이 도입되면서 새로운 화면을 구축하고 있다. 다듬잇돌·멍석 등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을 연상케 하는 형상이 은근히 드러나면서 한국적 서정성을 내비친다.
그는 이 같은 형상의 비례를 이용한 화면분할과 강렬하고 다채로운 색채, 흙담·바위의 질감과 같은 표현을 통해 다양한 화면을 표출하고 있다.
『머리 속에는 벌써 또 다른 형상성이 조율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제 작품의 뼈대를 이루던 질서와 반복이 더욱 해체되면서 보다 자유롭고 경쾌한 표현이 튀어나올 것 같습니다.』
홍익대·대학원을 나온 조씨는 10여 년 동안의 공백을 깨고 다시 등단하면서 남다른 엄청난 작업량과 국내·외에서의 활발한 전시활동으로 일약 주요작가로 주목받아왔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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