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고검장 계급 정년 퇴임 허은도 법무연수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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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검 특수부(현 중앙수사부)1·2·3과장과 법무부 교정국장, 수원·제주검사장·대구고검장 등 요직을 역임하면서 26년간 검찰에 몸담아온 허은도 법무연수원장(55)이 17일 정년 퇴임했다.
날카로운 수사력과 외모로「허단도」검사라는 애칭으로 불려온 허 원장은 81년 신설된 검사장 및 고등검사장 계급정년제실시 이후 계급정년으로 퇴임하는 첫번째 고검장이다.
『5공화국 태동기에 대검 특수부 수석과장으로 고위공무원 등의 비리수사를 맡았던 때와 검사장승진 이후 법무부 교정국장 재임 때가 검찰권 독립과 공정한 교정행정확립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보람된 시절이었습니다.』그는 오랜 특수부 검사 이력이 말해주듯 대형비리사건수사를 도맡아왔으면서도『검찰을 떠나는 순간만은 지난 사건수사를 언급하고싶지 않다』며 기억에 남는 수사를 꼽아달라는 질문을 피한다,
정구영 검찰총장과 고시동기(고시13회)로 82년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87년 고검장으로 승진, 검사장과 고검장으로 10년을 재임했다.
검사의 정년은 60세이나 계급정년제 실시로 검사장급은 승진 후 8년, 고검장급은 4년만에 계급정년을 맞게 되며 허 원장의 경우처럼 검사장을 짧게 거치고 고검장으로 승진한 경우에는 검사장 및 고검장 재임통산 계급정년(10년)규정이 적용된다.
『좌고우면함 없이 검사가 소신을 살리는 것만이 신뢰받는 검찰권을 확립하는 길』이라는 교과서적인 감회를 표하는 허 원장은『그러나 본인도 만점검사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웃음 짓는다.
부인 이미영 여사(49)와 사이에 2남2녀를 두고있으며 서울지검 공성국 검사가 맏사위이며 차남 태원 군도 서울대 법대에 재학중인 법조인가족.
허 원장은『공직자의 가족으로 반공무원 생활을 해온 가족들에게 충분히 봉사한 뒤 변호사로서 새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권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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