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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벼 시대 20년만에 끝/미질 안좋아 외면… 종자생산은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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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나라 식량자급의 주역이던 통일벼가 보급된지 만 20년만에 논에서 사라졌다.
16일 농림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모가 심어진 논은 1백10만4천정보로 계획면적의 93%에 이르러 모심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으나 통일벼를 심은 논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때 「기적의 쌀」「녹색혁명의 기수」라는 칭송을 듣던 통일벼의 시대가 지난해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됐다. 통일벼 재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미질이 좋지않아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데다 쌀부족시대도 끝나 정부가 올해부터 정부수매를 중단한다고 밝힌 탓이다. 통일벼 볍씨공급도 중지됐다.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10월 유신의 서슬이 퍼렇던 72년부터 심어지기 시작한 통일벼는 밥맛은 떨어지지만 생산량이 일반벼보다 15∼30% 많아 70년대 보릿고개의 배고픔을 몰아낸 스타였다. 그러나 89년부터 쌀이 남아돌자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가 끝내 설 땅을 잃은 것이다.
농림수산부는 그러나 남북통일 등 갑자기 쌀증산이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보고 매년 종자생산은 계속하면서 수확이 더 많은 품종으로의 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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