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쌍춘년의 명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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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줄어들기만 하던 출생아 수가 늘어났다. 6년 만이다. '쌍춘년'이던 지난해 결혼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도 '황금돼지해'라는 속설 때문에 출산이 늘어나고 있다. 반갑지만 꼭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결혼과 출산 급증으로 지난해 경조비 지출도 덩달아 크게 늘었다.

신생아 늘었지만
6년 만에 증가세 반전

#1.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5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4000명 늘었다. 출생아 수는 1996년 69만6000명을 정점으로 계속 줄었다. 새 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 '밀레니엄 베이비 붐'으로 출생아가 반짝 급증(63만7000명)했으나 이후 다시 줄어왔다. 출생아 수가 늘어난 덕분에 한 나라의 인구 증가율을 가늠케 하는 '합계 출산율'도 반등했다. 2005년 사상 최저 수준인 1.08명에서 지난해는 1.13명을 기록했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1명이 가임 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생아 수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일본(1.26명).미국(2.1명).영국(1.80명).프랑스(2.0명).독일(1.34명).이탈리아(1.35명) 등 선진국보다 크게 낮다.

첫째 아이의 출생이 23만3000명으로 전체에서 52%를 차지했다. 연령별 출산율은 30~34세가 90.4명으로 25~29세 90.2명을 처음 추월해 전체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경조사비 7조원
한집당 평균 51만원

#2. 지난해 2인 이상 전국 가구가 부담한 경조비 지출은 한 달 평균 4만2367원으로 전년보다 11.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가구의 소득 증가율 5.1%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1년 전체로는 50만8000원이 조금 넘는 액수다. 경조비는 통계를 처음 작성한 2003년 월평균 3만6403원에서 2004년 약간 감소했다가 이후 꾸준히 늘더니 지난해 급증했다. 지난해 경조비 급증은 결혼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지난해 결혼 건수는 33만2800건으로 전년보다 5.2% 늘었다. 대기업 부장인 김기영씨는 "지난해는 사내는 물론 친인척 경조비로 허리가 휠 정도였다"며 "부장이란 체면 때문에 3만원씩 하던 경조비도 5만원으로 올리고 나니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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