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되는 법' 버핏에게 물어보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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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5일 오마하시 퀘스트 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아들 피터(左), 딸 수지와 나란히 앉아 회사 소개 영화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오마하=AP 연합]

주총장에서 투자자들은 워런 버핏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쫑긋 세웠다. 버핏은 오랜 친구인 찰스 멍거(84)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과 함께 오전 9시30분부터 5시간 동안 주주들과 대화를 했다. 주총은 버핏의 구수한 화술과 유머로 깔끔하게 진행됐으며 곳곳에서 날카로운 분석력이 번득였다. 다음은 외신들이 전한 주요 내용.

-(부모와 함께 온 10살짜리 소녀)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뭐냐.

"무엇보다 빚을 지지 말아야 한다. 어릴 때부터 돈 버는 데 관심을 갖는 게 좋다. 지금은 너무 어리니 부모와 그 방법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를 나눠 보라."

-좋은 투자자가 되는 비결은.

"연습을 한 뒤 물에 들어가는 것처럼 투자도 공부를 해야 한다. 많은 책을 읽고 연구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

-최근 미 부동산 대출에 일부 부실이 발생했다.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관리 능력은 뛰어나다. 급속한 신용 위기는 없을 것으로 본다."

-한국 포스코에 투자한 이유는 무엇인가.

"포스코는 뛰어난 기업이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철강 회사 중 하나다. 포스코는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아 매력적이다. 앞으로 우리 이름을 해외에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많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달러가 너무 약세가 아닌가.

"현재 달러 약세의 정도와 방향은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러나 한동안 달러 약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도 외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더 늘려갈 것이다."

-금융 파생상품에 대한 우려가 크다.

"파생상품이 많이 팔리면서 금융시장의 위험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언제 시장에 충격을 줄지 모르는 상황이다."

주주들은 그의 이야기에 숨을 죽였고, 환호했고,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오후 늦게까지 버핏과 주주들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흥겨운 잔치를 벌였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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