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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랩'이 뜬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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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8월부터 투자일임형 상품에 대해 집합 주문이 가능해 진다. 이렇게 되면 운용사들은 고객 자산을 보다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굴릴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최근 투자일임형 상품에 대해 여러 계좌를 묶어 한번에 매매하는 집합 주문을 낼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개별 계좌별로만 매매 주문을 낼 수 있었다.

투자일임형 상품은 투자일임사와 고객이 일대일 계약을 통해 고객의 특성에 따라 개별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주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증권사 랩어카운트다. 랩어카운트는 주식.채권.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 중에서 투자자의 기호에 맞는 상품들을 선택, 하나의 계좌로 싸서(wrap) 전문가가 운용해주는 '종합자산관리계좌'다. 최근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펀드 이상의 고수익을 내고 싶은 투자자들이 몰린데다 집합 주문 도입에 따른 기대감도 커지면서 랩이 각광받고 있다.

◆불어나는 랩 시장=대한투자증권은 이달 초 일명 '김영익 랩'으로 불리는 '대한파워 리서치랩' 판매에 나섰다. 이 상품은 증권가의 '족집게'로 불리는 김영익 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의 운용전략에 기반한 랩 상품이다.

업계에선 'Mr.쓴소리'로 불리는 정의석 부장을 앞세워 랩 시장에 돌풍을 몰고 왔던 굿모닝신한증권의 '명품랩'을 겨냥한 상품으로 해석한다. 앞서 지난해 7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명품랩은 출시 9개월 만에 1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었다.

상품 종류만 17개에 달하는 대우증권의 랩은 수탁액이 지난달 말 현재 총 1조9800억 원에 이른다.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이 규모를 능가하는 상품이 없을 정도다. 대우증권은 "내년 3월(회계연도) 말까지 3조 원으로 불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004년 말 3조8000억 원이던 랩 자산총액은 지난해 말 7조4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출범 3년여 만이다.

◆골라 맡길 수 있지만 투자 위험 클 수도=랩은 투자를 증권사 투자 전문가에게 완전히 맡겨버리는 상품이다. 주식 투자를 직접하자니 종목을 고르기가 어렵고, 펀드에 들고 싶어도 종류가 너무 많아 고민스러운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랩은 특히 펀드와 달리 탄력성이 강하다. 주식은 물론 펀드.채권.파생상품.실물자산 등 투자 대상이 다양해 장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주가가 많이 올라 하락이 예상될 때에는 채권에 투자하고 반대일 경우는 주식형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시 짤 수 있다. 게다가 펀드와 달리 해지(펀드의 경우는 환매)할 때도 수수료를 물지 않는다. 주식 매매 수수료도 없다. 대신 운용수수료(wrap fee)를 연 2% 안팎만 부담하면 된다. 또 수익률을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으로 언제든지 실시간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랩은 그러나 펀드보다 편입 종목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이 클 수 있다. 편입한 종목의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활황장에도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 또 개별 계좌별로 관리되다보니 다른 랩 상품과의 비교가 불가능하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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