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예정지 현장을 가다] 6. 영등포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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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2가 공구상가 밀집 지대. 건물 앞으로 차량들이 빼곡이 주차돼 있고 도로 한가운데에는 상가에서 내놓은 물품상자들이 아슬아슬하게 쌓여 있다. 폭10m 남짓한 이면도로는 승용차와 트럭이 얽혀 행인들은 지나갈 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인근 영등포 중앙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 영세상가 사이로 차량이 조심스레 진입하고 인도는 오래 전 노점상들이 점거했다. 시장에서 한 블록 지나가면 대부분 20년 이상된 3층 이하 불량 노후주택들이 밀집해 있다.

주민 김용식(57.영등포2동)씨는 "이곳을 뉴타운으로 개발하려면 불규칙하게 늘어선 상가와 재래시장을 정비해 도로망부터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형 뉴타운으로 선정된 영등포동 2.5.7가 일대는 재래시장(영등포 중앙시장.영신상가.남서울상가 등)과 소규모 공구상가, 불량 노후주택가가 복잡하게 뒤엉켜 있는 곳이다. 시가지가 무계획적으로 형성된 데다 도로망 등 도시기반시설이 협소해 그동안 부도심으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구는 이번 뉴타운 지정을 계기로 이 지역을 3개 구역으로 나누어 각각 주거복합지구.상업판매지구.업무중심지구로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총 사업비 약 7백40억원을 투입해 주거시설 17%, 상업 및 업무시설 53%, 도로 17%, 공원 및 녹지 10% 등의 비율로 정비한다.

박충회(朴忠會) 구청장 권한대행은 "금융.업무 중심지인 여의도, 상업 기능이 밀집된 영등포역 주변과 연계해 서남권 경제중심지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몇년 전부터 도심재개발사업지로 지정되는 등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은 지역"이라며 "전체의 40%에 달하는 근린생활 주택 보상 문제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상업.업무.주거 기능 갖춘 주상복합타운"=1차적으로 개발될 영등포동7가 일대는 1996년 도심재개발사업계획에 포함됐으나 서강대로와 양평로 등 간선가로변에 상가 건물이 일부 들어서 있을 뿐 상업 기능이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다.

구는 도로망을 확충하고 주상복합건물을 건설할 계획이다. 주택은 현재 2천3백74가구에서 조금 늘어난 2천5백가구 규모로 공급된다. 영등포동5가 일대는 상업판매지구로 개발된다. 영등포 중앙시장 등 재래시장들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해 현재의 상권을 유지.확대할 계획이다.

영등포동 2가 일대는 대기업 본사를 유치하는 등 사무시설을 갖춘 업무중심지구로 변신한다. 이곳에 밀집해 있는 공구상가들은 도심부적격시설이므로 아파트형 공장단지가 조성 중인 문래동 쪽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여의도까지 보행자우선도로를 조성하고 도로 주변을 녹지로 만들 방침이다.

◇'우선사업시행지구'로 재도전하는 신길=구는 이번 뉴타운 선정에서 탈락한 신길 지역에도 9억5천만원을 들여 용역을 실시, 자체적으로 개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朴권한대행은 "서울시가 이번 선정에서 누락된 곳도 일단 구 예산으로 계획을 세워 제출하면 내년 '우선사업시행지구'선정시 심의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며 "신길지역은 아직도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구역이 있을 정도로 개발이 시급해 선정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이 지역에 재개발 구역이 아홉곳이나 모여 있는 점을 감안해 생활권 단위의 종합개발계획을 수립, 마구잡이 개발을 막고 부도심의 배후주거지 역할을 담당할 주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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