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치 발언 자제 … 2030 맞벌이 공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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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3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참씨앗봉사단’ 창립선언식에 참석해 강재섭 대표와 얘기하고 있다. 조용철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보육시설연합회를 찾았다. 보육 정책을 발표하는 자리였지만 기자들의 관심은 정치 현안에 있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말을 아꼈다.

4일로 잡혀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회동과 관련해 기자들이 "경선 룰에 대해 무슨 말을 할 것이냐"고 물었지만 "내일 물어보세요"라며 웃기만 했다.

대신 박 전 대표는 준비해 온 '보육 정책 발표'에 집중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그는 이날 만 3~5세 아동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비용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파격적 방안을 내놨다. 평균 소득 369만원(2007년 기준 도시근로자 월 소득 기준) 이하의 가정에 대해 어린이집, 유치원 비용을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우선 실시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되면 바로 시행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발표된 보육 정책은 자신의 경제 구상인 '근혜 노믹스'의 주요 과제다. '근혜 노믹스'는 국민의 피부에 와 닿을 정책을 추구한다.

박 전 대표는 5월 가정의 달을 지지율 상승의 계기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이날 제시한 보육 정책은 사회 활동에 적극적인 20~30대 젊은 맞벌이 부부층을 겨냥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0~30대 유권자층에선 지지율이 이 전 시장보다 열세다.

그는 정책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현재 50%대에 머물고 있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적어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6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육아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보육 정책 10대 추진 과제로 ▶만 0~2세 아동 보육비에 대해 연간 50만원까지 세액 공제 ▶분유와 기저귀의 부가가치세 면제 ▶동(洞)별로 만 0~2세 영아시설 1개 이상 설치 ▶전문 육아 도우미 119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국회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참씨앗봉사단 창립선언식'에 참석했다. 그는 축사에서 "농사도 정치도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라며 "참정치, 깨끗한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고 국민의 삶을 내 몸같이 보살피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6일 캠프 담당기자들과 청계산 산행을 할 예정이다. 기자들과의 산행은 1997년 정계 입문 이후 처음이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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