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정성으로 싸면 … 남대문 포장용품 골목 색다른 재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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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포장이 선물을 업그레이드시킨다. 저렴한 포장용품을 살 수 있는 서울 남대문 포장골목에 다녀왔다. [사진=조문규 기자]

선물의 감동은 '포장'에서 시작된다. 예쁘게 포장된 선물 상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기 때문이다. 요즘은 백화점과 웬만한 유통점마다 전문 포장사들이 운영하는 포장 전문점이 성업 중일 정도로 포장도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 그러나 전문가 솜씨의 포장은 비싸다. 지갑 하나 포장하려고 해도 7000~1만원은 훌쩍 넘는다. 싼값에 남다른 포장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 남대문시장 포장 골목이다. 아마추어라도 여기에 나온 다양한 포장용품을 이용하면 개성 있는 포장을 할 수 있다. 선물시즌을 맞아 포장이 고민이라면 이곳에 들러볼 만하다. 3일 오전, 남대문시장 포장용품 시장을 둘러봤다.

◆포장용품의 메카=서울 회현동 남대문 수입상가 근처에는 포장용품만 가득 모아놓고 파는 전문점 10여 곳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전국에서 올라온 상인들을 위해 도매로 판매하는 곳이지만 낱개로 파는 소매도 한다. 도.소매를 모두 하기 때문에 일요일을 제외하곤 대부분 24시간 영업을 한다. 이곳의 특징은 포장용품은 뭐든지 다 있다는 것이다. 반지를 넣을 만한 작은 상자부터 TV를 넣어도 좋을 만한 큰 상자까지 종류별로 다 있다. 봉투도 손바닥만한 액세서리 봉투부터 용도별로 모두 구할 수 있다. 포장지도 한지.펄구김지.스타드림지 등 종류별로 수백 종이 있고, 포장용 끈과 장식품도 다양하다. 집집이 취급하는 포장용품들은 다 다르다. 이 때문에 한 집에서 원하는 포장용품이 없으면 다른 집들도 다 둘러봐야 한다. 어딘가 한 곳은 원하는 용품이 나온다. 도매가 아니라 포장용품 한두 개를 소매로 살 때는 생각보다 크게 싸지 않지만 동네 문구점이나 포장용품점보다 10~20% 정도 싸다. 이날 포장지 한 장(50×60㎠)은 100~1200원, 한지 한 장(63×93㎠)은 180~2500원 정도에 팔리고 있었다. 공단 끈은 한 롤이 3000~5000원, 요즘 유행하는 플라스틱 구슬을 엮은 구슬 끈(10m)은 3500~7000원, 리본꽃(30개)은 2500~5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간단하고 세련된 포장법=요즘은 화려한 포장보다 단순한 스타일이 유행이다. 인터넷 카페 '선물포장교실(cafe.daum.net/LJHAHS)' 등에서 다양한 포장 방법을 배울 수 있다. 포장 전문가들은 쉽고 개성 있는 포장법으로 '리본 장식을 이용하라'고 제안한다. 포장지로 싼 뒤 리본 하나만 붙여도 세련된 포장이 된다는 것. 최근엔 재활용할 수 있는 장식 아이템도 인기다. 아이들 선물에 작은 곰인형을 붙이고, 어르신 선물엔 나중에 휴대전화 고리로 쓸 수 있는 매듭 끈을 붙이는 식이다. 무늬가 화려한 포장지보다 고급 재질의 단색 포장지가 세련돼 보인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리려면 표면에 진주 빛 광택이 나면서 구겨진 듯한 질감의 펄구김지(한 장 800~1000원), 펄구김지와 색감은 비슷하지만 더 얇은 스타드림지(한 장 600~800원) 등을 사용하는 게 좋다. 리본은 여러 가지 색깔을 섞어 화려하게 묶어놓은 멀티 리본보다 한 가지 색깔의 넓은 공단 리본을 사용하는 것이 차분하다. 색상은 분홍색 상자에 보라색.빨간색 리본을 붙이는 등 포장보다 진한 리본이 어울린다. 포장이 너무 단순해 보이면 실크 소재에 금사.은사가 살짝 섞인 리본을 쓴다. 어버이날.스승의 날 선물 상자 포장은 한지로 보자기처럼 주름을 잡으며 묶어주면 고급스럽고 단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카드는 포장지 안에 숨기지 말고, 비닐로 싸서 박스 한가운데 붙이면 포인트가 된다.

글=박유미 기자<yumip@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도움말 주신 분=김도희 한국핸드메이드협회 팀장, 박혜정 신세계백화점 포장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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