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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대통령 “마약 복용” 스캔들(지구촌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사이나쁜 동생이 폭로… “공금착복” 주장도/국민들 분노… 의회 탄핵움직임/대통령측 “명예훼손 소송걸겠다” 반격
지구정상회담을 앞두고 세계의 이목이 브라질로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페르난도 콜로르데 멜로대통령이 마약을 복용하고 공급을 착복했다는 보도가 터져나와 브라질 정가는 어수선하다. 특시 스캔들을 폭로한 장본인이 대통령이 동생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콜로드대통령의 동생인 페드로 콜로르 데 멜로는 콜로르대통령이 젊었을 때 자신에게 코카인을 복용하도록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페드로 콜로르는 또 지금도 대통령이 정부와 거래를 하는 기업체에서 내놓은 리베이트의 70%를 챙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말 브라질 주요 신문과 잡지를 통해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브라질 국민들은 크게 분노했다. 일부 관리들은 이 스캔들때문에 환경정상회담을 통해 이미지를 제고하려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일손을 놓고 있다.
브라질 국민들도 페드로 콜로르의 폭로로 그동안 페르난도 콜로르대통령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마약복용설이 사실로 확인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델핌 네토의원은 이와 관련,한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의회에서는 콜로르대통령의 사임과 부통령의 대통령승계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스캔들이 터진 직후부터 의회는 콜로르대통령의 탄핵과 의회특별조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콜로르대통령도 철저한 규명과 아울러 동생을 상대로 명예훼손소송을 제기해 자신의 결백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스캔들은 대통령 가족이 암투를 벌이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오래전부터 지속돼온 대통령형제의 반목은 지난주 대통령의 어머니인 레다 콜로르가 가족이 경영하는 언론사에서 페드로 콜로르를 내쫓아내면서 극에 달했다. 이 회사의 지분 75%를 소유한 콜로르여사는 당시 성명을 통해 『사랑하는 아들이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그가 정상을 찾을 때까지 신문사 경영직에서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페드로 콜로르가 폭로한 내용은 콜로르대통령이 사업가인 파울로 세자로 파리아스와 짜고 불법 정치자금 수백만달러를 빼돌렸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부정축재를 도왔다는 파울로 세자르는 지난 89년 대통령선거당시 콜로르진영의 회계를 담당했던 인물. 콜로르대통령은 또 정부계약을 얻어낸 기업체들로부터 리베이트형식으로 돈을 받아 기업체와 부동산을 사들였다고 한다. 페드로 콜로르는 이어 콜로르대통령이 지난 70년대에 코카인과 마리화나를 즐겼을 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강제로 코카인과 마약을 하도록 했다고 비난했다.
과거에도 콜로르대통령이 코카인을 복용했다는 보도가 여러차례 나왔으나 그때마다 구체적인 증거가 없어 언론들이 정정기사를 내보내야만 했었다. 부정축재시비 역시 콜로르대통령을 싸고 끊이질 않았다. 콜로르대통령은 취임후 줄곧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기 위한 노력을 전개,지난 3월에는 부정과 무능을 들어 장관을 5명이나 교체했다. 이런 노력으로 최근에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콜로르의 인기가 다소 오르는듯 했으나 이번 스캔들로 다시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리오데자네이로 ap·연합="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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