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흡연-직장인 87%가 부정적|소비자연, 「금연의 날」주제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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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사무실이나 산업체 작업장에서의 흡연을 보다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직장인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작업장에서의 흡연은 공기를 오염시킬 뿐 아니라 근로자들이 보다 쉽게 질병에 걸리게 하는 중요한 요인. 특히 산업장에서의 포름알데히드·벤젠·아크로레인 등은 그 자체가 해로운데 담배연기로 위험이 가중돼 심각한 직업병을 유발시키고 있다.
오는 31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제5회 세계금연의 날. 올해의 주제는 「직장에서의 금연」으로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6월1일 오후2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이를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이날 발표할 「직장에서의 흡연실태조사」를 보면 조사대상 작업장 3백곳 중 4분의3(71.3%)이 담배연기에 의해 오염되고 있으며 절반정도(46.6%)는 흡연이 규제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은 사무실 61%, 공장이 39%였다.
작업장의 실내공기는 23%가 나쁘다, 53.5%가 좋은 편이라고 응답한 반면 흡연 규제가 없는 곳만을 조사했을 때는 62.5%가 나쁘다고 응답해 당연히 흡연규제가 있는 곳보다 매우 나빴다. 또 대부분의 근무자들(87.3%)은 작업장에서의 흡연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담배연기 없는 작업장을 원하고 있어 직장에서 담배는 점차 추방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에서는 직장에서의 간접흡연으로 건강상의 피해를 본 비흡연자가 사업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일도 있을 정도로 금연작업장은 세계적인 추세다.
한편 고대의대 염용태 교수(예방의학)는 『산업체 작업장에서는 자체의 유해물질로 인한 피해는 피해대로 보며 여기에 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추가되거나(더하기 효과)유해물질을 더 유해한 것으로 만들어(곱하기 효과)건강상의 심각한 문제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담배를 피우면 약4천여 가지의 화합물이 생기는데 이중 일산화탄소·포름알데히드·벤젠 등은 산업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물질이다. 이들은 알레르기·빈혈·백혈병 등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그 피해가 큼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테프론 같은 분진이 흡연시 흡입되면 열에 의해 분해돼 유해가스가 되며 반복되면 영구적 폐기능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 석면취급 흡연자의 경우는 폐암발생이 석면취급 비흡연자의 4.9배, 일반비흡연자의 49배나 될 만큼 유해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이 실내공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한 한양대 김윤신 교수는 『사무실에서의 흡연은 실내공기를 오염시켜 비흡연자에게도 빌딩증후군을 유발시키며 여러 질환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회사내 모든 곳을 완전금연구역으로 한 회사는 85년 14%에서 89년 75%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90년부터 공공장소에서 흡연구역설치를 의무화하고 격리된 흡연장소에서만 흡연토록 규제하고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금연의 날 행사에서는 삼성코닝·대한항공·경농·삼성석유·제일병원 등이 금연 실천우수기업으로 선정돼 감사패를 받게 된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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