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대선후보 신상명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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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격식 안따지며 대세 잘읽는 승부사 YS/치밀하고 조직적인 집념의 노력파 DJ/추진력·직관력 뛰어난 지시·명령형 CY/나이 비해 3명 모두 아주 건강/2김은 섬 출신 정 후보는 산골/성장배경·성격 판이하게 달라
김영삼·김대중·정주영 세명의 주자가 각각 민자·민주·국민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었다.
신정당 박찬종대표와 민자당 이종찬의원의 향배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긴 하지만 이번 대선은 실질적인 3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12월 대통령 선거까지 아직 7개월여의 긴 시간이 남아있어 그동안 어떤 돌출사안이 발생해 판세에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지만 이미 많은 유권자들은 김영삼·김대중·정주영 세사람을 놓고 저울질 하는 것 같다.
때문에 이들 3인에 대한 모든 것은 국민적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평생을 정치판에서 지내온 두 김씨와 재벌총수에서 갓 정계입문한 정씨의 장단점이 새삼 검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세명은 모두 나이에 비해 남다른 건강을 유지하고 있고 연령의 한계 및 세대교체론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아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이라는 공통점을 갖고있다.
바로 이점 때문에 어느때보다 사생결단의 치열한 대결이 불가피하다. 특히 숙명의 동반자요,경쟁관계로 불려온 두 김씨의 재대결은 역사적이라고 할만 하다.
3자 모두 우리 현대사에 나름의 굵은 발자취를 남기고 있지만 그들의 성장배경과 성격·정치스타일은 판이하게 다르다.
우선 지역기반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지역감정 표출이 이번 대선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김씨는 경남 거제와 전남 신안의 선출신인 반면 정 후보는 강원 통천(이북 소재) 산골 출신이다. 김 민자후보는 어장주의 외아들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김 민주후보는 일본인 지주의 가난한 소작인 집안,정 국민후보는 소농집안 출신으로 어릴적에 찌든 가난을 맛보았다.
김영삼후보는 넉넉한 살림덕에 경남고와 서울대를 거쳐 곧바로 정계에 진출하는 순탄한 출발을 한 반면 나머지 두명은 월급쟁이와 막노동꾼으로 출발,기업경영을 한후 정계에 입문한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김대중후보는 5년제 목포상고를 나와 곧바로 목포상선에 취직했고 20대에 목포일보 사장·흥국해운 사장을 역임하는 등 젊은시절 사업가로 활동했다.
정주영후보는 고향의 송전소학교 졸업과 한문 수학이 학력의 전부며 15세 때부터 네차례의 가출을 거듭해 22세에 쌀가게 주인이 될 때까지 공장 막노동꾼·싸전종업원 등을 전전했다.
정규대학 출신의 김 민자후보가 명예박사 학위를 1개 소지한 반면 고졸에서 막바로 대학원을 수료한 김 민주후보는 명예박사학위 1개 및 모스크바대 평생명예교수직을 갖고 있고 국졸의 정 국민후보는 한술 더떠 공학·경제·경영·문학·정치학 등 다섯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자랑하고 있다.
나이는 정주영·김대중·김영삼 순이지만 정계 진출은 역순. 김 민자후보는 만 25세 때 3대 국회의원에 당선,최연소 국회의원으로 진출해 9선의 최다선 의원을 기록하고 있고,김 민주후보는 고향이 아닌 강원도 인제의 5대 보궐선거에서 당선한뒤 6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 후보는 3·24 총선에서 첫 당선된 초선이다.
김대중후보의 투옥·해외망명·납치암살위험 등 정치역경과 김영삼후보의 단식·가택연금 등 시련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 이들이 평생을 반독재·민주화 투쟁에 몸바쳐 정치발전의 길을 걸어왔다면 정 후보는 현대신화를 창조하며 경제성장에 일익을 담당해왔다.
김영삼후보는 정치감각 및 대세를 읽는데 뛰어난 후각형 정치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40대 기수론·유신헌법 개정 주장·단식투쟁·민추협 결성·12대총선 참여결정 및 3당합당 등 성공가능성이 불투명한 문제에 승부를 내던지는 결단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에 반해 김대중후보는 명석·치밀하고 조직적이며 끈기와 집념의 노력형 정치인으로 70년 열세의 여건에서도 대통령 후보를 쟁취했고,교도소와 망명생활을 딛고 10·26후 화려하게 정치복귀를 했으며 13,14대 총선 승리를 연출하는 등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었다.
정 후보의 정치스타일은 아직 꼬집어 설명하기엔 이르지만 현대 경영과정 등에서 보면,저돌적 추진력과 직관력이 뛰어나며 현재 국민당 운영을 대단히 권위주의적으로 하고 있다.
이같은 정치스타일 차이는 각자의 성격에서부터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김영삼후보는 비교적 격식을 덜 따지고 상대방의 의견을 주로 듣는 편이나,김대중후보는 토론을 좋아하면서 자기가 말을 많이 해 남을 설득시키려는 편이며,정 후보는 지시·명령형에 가깝다.
김영삼후보의 수첩은 크고 작은 글씨가 아무렇게나 뒤섞이고 줄을 무시한채 씌어진 경우가 종종 있으나 김대중후보는 깨알같은 글씨에다 빨강·파랑·검정색 등 색색으로 일목 요연하게 수첩을 정리한다. 정 후보는 아예 수첩이 없고 메모하는 일도 없다. 비서들이 수족처럼 챙겨주기 때문이다.
김영삼후보가 동안에 밝은 표정으로 친화력을 가졌다면 김대중후보는 진지하고 진중한 편이며 정 후보는 촌로풍의 구수함을 풍긴다.
이러한 성격과 행동·정치스타일·외모 등 때문에 김영삼후보는 덕장,김대중후보는 지장,정 후보는 용장으로 곧잘 비유되기도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정 후보(새벽 3시30분),김영삼후보(5시10분),김대중후보(5시30분) 순이다.
정 후보는 5시 아들형제와 함께 아침식사를 한뒤 당사까지 30여분간 도보출근 하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하며 김영삼후보는 동네 뒷산에서 1시간여 조깅과 체조,김대중후보는 맨손체조와 꽃밭손질·수족관 먹이주기 등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이들은 모두 타고난 건강체질의 소유자로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큰 병력도 없다.
3자 모두 숙면이 건강유지의 또 다른 비결이며,특히 김영삼후보는 지금껏 꿈을 꿔본 일이 없을 정도이며 김대중후보는 틈나는대로 아무데서나 자는 토막잠의 명수다.
키는 정주영 1m75㎝,김대중 1m71㎝,김영삼 1m68.5㎝ 순이며 주량과 술자리에서 노래 즐기기도 키크기 순서와 같다.<허남진기자>
□3당 대통령후보 신상명세서
●정당:민자당
이름:김영삼
나이:65세·토끼띠(1927·12·20)
출생지:경남 거제군 장목면 외포리 1371
신장:168.5㎝
혈액형:AB형
가족:손명순여사와 2남3녀·부친 김홍조옹
아호:거산
학력:경남고,서울대 문리대철학과
경력:9선의원,제1야당 원내총무 5선,신민당총재,민추협 공동의 장,통일민주당총재,13대 대선 출마,민자당대표
종교:기독교
취미:조깅,등산,수영,서예
재산:동산 3억원,부동산(상도동 자택,멸치어장 등 포함)
20억원
좌우명:대도무문
성격:활달·낙관적
정치스타일:도전과 결단
존경하는 인물:김구
주량:포도주 1∼주잔
애창곡:선구자
애독서:백범일지,지도자의 길,세계사 편력
저서:40대 기수론,나와 내 조국의 진실,민주화 구국의길
●정당:민주당
이름:김대중
나이:67세·소띠(1925·1·6)
출생지:전남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
신장:171㎝
혈액형:A형
가족:이희호여사와 3남
아호:후광
학력:목포상고 경희대대학원 수료
경력:목포일보사장,6선의원,7·13대 대통령후보,평민당·신민당
총재,민주당 공동대표
종교:천주교
취미:꽃가꾸기,독서,음악감상
재산:부동산(동교동 자택),동산 6억원 규모
좌우명:행동하는 양심
성격:섬세·차분
정치스타일:끈기와 치밀
존경하는 인물:김구,간디,링컨
주량:맥주 1병(작은병)
애창곡:이정표,워싱턴 광장,목포의 눈물
애독서:역사의 연구,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권력이동
저서:분노의 메아리,김대중 옥중서신,대중경제론,행동하는
양심으로
●정당:국민당
이름:정주영
나이:77세·토끼띠(1915·11·25)
출생지:강원 통천군 송전면 아산리 210
신장:175㎝
혈액형:O형
가족:변중석여사와 8남1녀(장남·4남 작고)
아호:아산
학력:강원 통천 송전소학교
경력:현대그룹회장,전경련회장 5선 역임,서울올림픽 유치위원
단장,대한체육회장
종교:없음
취미:독서,수영,골프
재산:청운동 자택(30억원 추정),현대 주식보유 3조원 추정
좌우명:근면,검소,친애
성격:권위주의적
정치스타일:저돌적 추진력
존경하는 인물:부모
주량:어떤 종류의 술이든 약간씩
애창곡:가는 세월,쨍하고 해뜰날
애독서:이광수의 「흙」,최근 대통령 선거법 숙독
저서: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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