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아얄, 사르코지 맹추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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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두 정치인의 데이트'.

지난달 29일 프랑스 일간 파리지앵은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이 1차 투표에 탈락한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와 벌인 토론회 분위기를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열린 토론회에서 두 사람은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에 대해선 웃으며 "동의한다"고 확인했지만, 서로 생각이 다른 부분에선 간단히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현지 언론은 1차 투표 직후 루아얄이 바이루에게 토론회를 제안한 것이 매우 성공적인 전략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비록 바이루가 특정 인물을 지지하는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이번 토론회에서 루아얄과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여줘 그를 지지했던 중도성향표의 상당수를 루아얄 편으로 가게 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토론회가 열리기 전에 이뤄진 조사 결과 바이루 지지자의 40%가 2차 투표에서 표를 줄 곳을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토론회 전날인 27일 실시한 전국적인 여론조사에서 루아얄의 지지율은 47.5%로 52.5%를 얻은 사르코지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이 부동표를 끌어들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한 루아얄은 2일 열리는 사르코지와의 TV 토론에서 '반 사르코지' 정서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민 정책 등에서 드러난 사르코지의 강경하고 경직된 이미지를 강조해 역전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반면 사르코지 진영은 바이루와 얄의 토론회를 '선거법 위반'이라며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바이루 표를 놓고 싸우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호감도에선 루아얄이 사르코지를 상당히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자 파리지앵에 따르면 '두 사람 가운데 누가 호감이 가느냐'는 질문에 루아얄을 꼽은 사람이 57%로 사르코지(29%)의 두 배를 넘었다.

사르코지는 루아얄보다 정책 추진의 일관성과 확고함에서 크게 앞섬에 따라 루아얄의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맹공을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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