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수리비 보험 안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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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서울 지역 일부 자동차 정비업체가 오늘부터 차량 수리비를 보험사 대신 운전자에게 직접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늘부터 차를 수리하거나 정비하려는 고객은 먼저 수리비를 낸 뒤 나중에 보험사에 청구하는 불편을 겪게 될 전망이다.

서울자동차정비조합 관계자는 30일 "보험사가 지급하는 정비 수가가 너무 낮다"며 "차량 정비와 관련해 보험사와 거래를 끊고 고객과 직접 거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서울 지역의 495개 자동차 정비업체가 참여해 우리 요구 사항을 고객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자동차정비조합은 현재 시간당 1만8200원인 수리비 하한가를 2만3000원까지 올려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정비업계의 요구대로 공임비를 21% 인상하려면 보험료를 4~5%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정비업체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사와 정비업체 간 다툼으로 애꿎은 고객만 불편을 겪게 됐다. 그동안 자동차보험 가입 고객은 정비공장에서 수리 받으면 수리비만 확인하고 정비공장이 보험사에 수리비를 청구했다.

하지만 당분간은 고객이 직접 수리비를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한 뒤 이를 보험사에 팩스로 보내야 보험금을 은행 계좌 등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손해보험협회는 "이번 단체 행동에 참여하는 업체가 1급 정비공장 조합이지만 대부분 교통사고 차량이 찾는 카센터나 경정비업체는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 불편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협회는 또 "고객이 정비업체에 돈을 내더라도 보험사에서 신속히 고객 계좌로 돈을 지급할 수 있으며, 각 보험사가 고객의 사고를 접수할 경우 인접 지역의 협력업소에 소개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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