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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 현장⑥ / 야후의 좌절과 도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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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 10면

‘Yahoo acquires mybloglog!’(야후가 마이블로그로그를 인수했다!)

3년 새 20여 개 기업 인수 ‘글로벌 놀이터’로 #잘나가는 UCC·네트워크 사이트 불러모아… 웹 2.0시대 ‘허브 미디어’로 명예회복 야심

1월 초 미국의 IT전문 블로그인 테크크런치에 네티즌의 이목을 집중시킨 소식이 올라왔다. 야후가 블로그를 기반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마이블로그로그를 인수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한 네티즌은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야후의 이번 인수는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지향하는 야후의 전략을 완벽하게 뒷받침할 것이다’.

구글과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한 2004년부터 야후는 다양한 성격의 인터넷 기업 20여 개를 자신의 깃발 아래로 불러모았다. 특히 야후는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 사용자가 속한 지역사회의 행사 일정을 알려주고 자신의 일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인 업커밍, 즐겨찾기 공유 사이트인 델리셔스 등 웹 2.0시대의 새로운 스타로 일컬어지던 신생 사이트를 잇따라 인수했다. 적극적인 인수 전략의 이면에는 ‘웹 2.0시대의 허브 미디어’를 꿈꾸는 야후의 의지가 있다. 사진·동영상 등 UCC의 생산 및 공유에서부터 웹상에서의 관계 맺기에 이르는 네티즌들의 모든 활동이 야후라는 거대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야후의 목표다.

미국 컨설팅 업체 스털링 마켓 인텔리전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그레그 스털링은 “야후의 현재 전략은 이용자의 참여와 충성도, 콘텐트 생산, 구글과의 차별화 등 여러 면에서 중요하다”며 “이러한 목표를 향한 야후의 움직임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야후는 스탠퍼드 대학원의 젊은 공학도 제리 양과 데이비드 필로가 1994년 인터넷을 떠도는 수많은 웹페이지를 디렉토리로 분류해 소개하는 ‘제리의 월드와이드웹 가이드’라는 사이트를 운영한 데서 비롯됐다. 이들은 2년 뒤 인터넷 기업 야후를 설립, 짧은 마케팅 문구 ‘Do you Yahoo?’를 앞세워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 96년 1분기 매출이 170만 달러에서 98년 1분기에는 3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영국의 브랜드 컨설팅 업체인 인터브랜드는 2000년 보고서에서 “인터넷 업체에 중요한 것은 효율적으로 자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야후의 경우처럼 사람들이 첫 번째로 자신의 사이트를 기억하고 사용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야후의 기세는 2001년 들어 주춤하기 시작했다. 2000년 1월 237달러를 상회하던 주가는 10달러대로 곤두박질쳤고 2001년 1분기 영업이익은 2000년 4분기에 비해 42%나 줄었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2001년 5월 특집기사에서 야후의 몰락 원인을 경영진의 오만과 내분, 그리고 거듭된 경영상의 실책에서 찾았다.

경쟁사인 아메리카온라인(AOL)이 잡지, 영화 스튜디오, 출판업을 인수하면서 외연을 확대하는 사이 야후는 몸집 불리기를 거부했다. 서비스 혁신 노력을 게을리 한 것도 패착이었다. 비즈니스위크는 “야후는 인터넷 포털의 표준을 세웠지만 99년 이후에는 아무것도 발전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2001년 이후 방황하던 야후에 치명타를 날린 것은 구글이다. 야후보다 8년 늦게 나스닥에 입성한 구글은 독보적인 검색기술을 앞세워 검색시장에서 야후를 압도했다. 2005년 초 3%포인트에 불과하던 야후와 구글의 검색시장 점유율 격차는 현재 20%포인트 차로 벌어졌다.

야후는 웹 2.0시대 미디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결국 영토 확장을 선언했다. 그리고 2월 14일 야후의 수전 데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모든 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독려했다. “우리가 함께 2007년에 이룰 모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게임은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야후의 재기를 장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대표 서비스가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켈시그룹의 선임 애널리스트 마이크 볼랜드는 “야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트래픽(서버에서 전송하는 데이터 양)을 발생시키는 사이트지만 개별 서비스들은 그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야후360 서비스의 경우 비슷한 성격을 지닌 마이스페이스나 페이스북 같은 사이트와 대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검색 서비스로 일본 진출

한국의 포털도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국내 시장을 석권한 검색서비스로 세계 시장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첫 단추로 하반기 일본 검색시장에 진출한다. 네이버 홍보팀 관계자는 “이미 일본 이용자들의 성향과 환경에 대한 분석을 끝냈다”고 말했다.

다음은 동영상으로 대표되는 멀티미디어 콘텐트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사이트 내에 흩어져 있던 동영상 콘텐트를 한데 묶어 지난 1월 통합 동영상 UCC 서비스인 ‘tv팟’을 선보인 데 이어 4월에는 세계적인 영화사 소니 픽처스의 자회사와 영화 VOD 콘텐트 공급 계약을 했다. 메일과 카페 서비스에 머물던 포털사이트가 동영상 콘텐트 유통을 위한 거대한 플랫폼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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