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께 위기 닥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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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22면

- 경제 위기론에 대한 생각은 .
“2010년께 위기가 올 것으로 본다. 소용돌이는 바깥에서부터 몰아칠 것이다. 2010년을 전후로 미국 경제의 버블이 붕괴하면서 달러 가치가 급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경제가 누적되는 쌍둥이 적자와 소비자 금융부실 등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주저앉음을 의미한다. 중국도 2008년 올림픽을 치른 뒤 투자가 한풀 꺾일 것이다. 이런 외풍에 가장 취약한 게 한국이다. 수출과 소비가 둔화하면서 위기 상황에 노출될 것이다.”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부사장 # 美 버블 붕괴 치명타 … 주식·부동산 급락 대비를

- 외풍이 오더라도 기업들이 버텨주면 문제가 없지 않겠나.
“삼성전자와 포스코 정도가 그런대로 버틸 것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LG나 현대차 등 다른 기업의 운명에 대해선 장담하기 힘들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정말 힘들어질 것이다. 외환위기 때는 운이 좋았다.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기가 활황이었던 반면 경쟁자인 일본은 버블 붕괴의 고통에 빠져 있었고 중국은 아직 저 멀리 있었다. 그러나 앞으론 정반대의 상황이 온다. 미국이 가라앉는 대신 일본과 중국은 한국을 협공할 것이다.”

- 이제라도 정신 차리면 위기를 피할 수 있을 텐데.
“물론이다. 미국의 버블 붕괴에 따른 동반 침체의 고통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 충격을 완화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서둘러 만들어 나가야 한다. 부자들이 해외로 나가 돈을 쓰면서 내수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이들이 국내에서 돈을 쓰고, 외국인도 많이 들어오도록 서비스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한ㆍ미 FTA는 이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전후의 위기를 전망했는데, 위기의 강도는 어느 정도로 보나.
“대략 공황(Depression)과 침체(Recession)의 중간급 충격일 것으로 예상한다. 침체는 2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의미하며, 공황은 경기의 급강하와 자산가격 폭락 등의 상황을 얘기한다.”

- 주식 및 부동산 가격이 급락한다는 얘긴데.
“종합주가지수는 2009년 하반기쯤 2600대 정도의 사상 최고점을 형성한 뒤 40% 정도 급락하는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본다. 부동산 값은 평균 30% 정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재산을 지켜야 하는가.
“주식과 부동산 등 위험자산을 줄이고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달러가치가 급락할 때 금값이 크게 올랐다. 금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다.”

- 위기 이후 경제는 언제쯤 회복할 것으로 보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호전되려면 4~5년 걸릴 것이다. 이는 미국 중심의 국제경제 질서가 중국ㆍ일본ㆍEU 등으로 다극화하는 과정에서의 고통이다. 이때가 되면 미국은 잠재성장률(현재 2.9%선)이 2%선으로 떨어지고 IT기술에 따른 생산성 우위도 상실하면서 다극 구도 중 하나로 위상이 떨어질 것이다. 세계 경제가 활력을 되찾으려면 무엇보다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강력한 소비주체로 떠올라야 하는데, 나는 이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어느 나라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000달러를 넘으면 민간 소비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데, 중국(현재 1800달러)은 머지않아 거기에 도달할 것이다.”

- 그러면 자산가치도 다시 오를 텐데.
“그렇다. 2013∼2014년께 바닥을 치고 주식과 부동산 등 주요 자산의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때부터는 안전자산을 줄이고 다시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 고령화 때문에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에 빠지는 것은 아닌다.
“고령화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과 같은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다. 인구구조에서 40대의 비중이 가장 중요한데, 일본은 1990년부터 이 비중이 급속히 떨어져 버블 붕괴의 충격파가 증폭됐다. 하지만 한국은 40대 인구비중이 2009년부터 줄기 시작하지만 그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 서강대 경제학 박사
 - 대신경제연구소장
 - 現 대한투자증권 부사장(리서치센터장)
 - 주요 언론사 베스트 경제분석가 4년 연속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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