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푸른 꿈과 붉은 멍 사이에 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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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17면

철새들이 바람에 날개를 얹는다. 대륙 간을 이동한다.
물고기들이 해류에 몸을 싣는다. 대양 간을 횡단한다.
이백은 순풍에 돛을 단다. 장강을 한나절에 주파한다. 함께 가면 멀리 간다.
그곳에서 푸른 물고기는 떼 지어 난다. 얼룩말과 기린은 바닷속을 헤엄친다.
꿈도 색도 말달린다. 살아있는 게 다 갈기 휘날리는 S라인이다.
둥글고 부드럽다. 물과 공기에 '기스'를 내지 않는다.
그런데 누가 코끼리와 상어의 엉덩이에 붉은 멍을 들였나. 말 안하면 그만이지 왜 때렸나.
왜 우리는 가도 가도 천리 길인가. 인생이란 단위의 적재물을 등짐 지고 있기 때문이다.
삶이 그대를 속인 것 같다. 내가 닻을 내릴 때 너에겐 덫이 된 탓이다.
버터플라이 수영법으로 함께 삼보일배하자. 컴백,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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