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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광ㆍ박영선, 앞장선 ‘투 朴’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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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10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민생 현장 속으로 들어간 이후 그를 지지하는 의원들은 캠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그중 움직임이 활발한 게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이다. 박 의원에게 정 전 의장은 MBC 선배일 뿐 아니라 그를 정치판으로 끌어온 당사자다. 둘의 ‘채권·채무’ 관계는 손익이 아리송하다.

박영선 의원이 2004년 1월 13일 열린우리당 입당식을 하던 모습.

정 전 의장은 박 의원에게 남편을 맺어준 사람이다. 박 의원이 로스앤젤레스 특파원으로 결정돼 부임 준비를 하던 1995년. 전임 로스앤젤레스 특파원인 정 전 의장은 ‘미국에서 꼭 알고 지내야 할 사람’ 명단을 넘겨줬다. 그러더니 “이 중 한 명이 마침 서울에 있으니 만나서 도움을 청하라”고 했다.

그렇게 만난 이가 남편인 국제변호사 이원조씨다. 박 의원은 “아무래도 (정 전 의원의 소개가)의도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흔히 ‘옷 한 벌’로 갈음하는 중매 사례를, 정 전 의장은 9년 뒤 희한한 방식으로 ‘요구’한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MBC 경제부장이던 그에게 정계 입문을 요청했다. 완곡히 거절하자 정 전 의장은 “내가 신랑도 소개시켜 줬으니까 부탁을 들어달라”고 했다. 박 의원과 똑같은 빚을 진 남편이 결단을 도왔다.

열린우리당 대변인으로 정계에 데뷔한 그는 정 전 의장의 영향력이 막강했던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9번으로 배지를 달았다. 지금은 정 전 의장의 메시지나 일정관리를 돕는다.

캠프의 좌장 역할은 박명광 의원이 수행한다. 그 역시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왔다. 경희대 부총장 출신인 박 의원은 열린우리당 창당 시절 신당추진위 공동대표를 맡으며 정 전 의장과 호흡을 맞췄다. 국회에 와서는 당 의장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는 지금 ‘21세기 나라비전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총선 무렵 개인 지지율이 33.7%(문화일보,2004년 2월)였던 정 전 의장이 3.7%(한국사회여론연구소, 2007년 2월)로까지 떨어진 것은 너무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정 전 의장도 기득권을 버리고 허허벌판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했다.

열린우리당 강창일·김현미·민병두·정청래·채수찬 의원이 전략 수립에 참여한다. 탈당파인 김낙순·전병헌·최규식 의원 등도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캠프 실무팀은 1월부터 시동을 걸었다.

이재경 미디어공보팀장, 정기남 기획조정팀장, 양기대·이학노·황세곤 특보 등이 열심히 뛴다. 총학생회장 출신인 이호윤(서울대)·김상일(경희대)씨와 노사모 활동 당시 ‘미키루크’라는 필명으로 유명해진 이상호씨, 청와대 행정관 출신 장형철씨도 역할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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