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씨 대선 독자출마/경선 무산 민자 최대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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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 후보 탈당→신당창당 확실/청와대 “해당행위 단호조치”/내일 당대회 강행… 김영삼후보 선출
이종찬후보의 경선거부로 여당사상 첫 시도된 대통령후보경선이 무산된 민자당은 이 후보가 대통령후보 독자출마를 결심함으로써 중대시련에 직면했다.
이 후보는 17일 경선거부를 선언한데 이어 오는 연말의 대선출마를 목표로 탈당(또는 출당)·신당창당 등의 향후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여야정국구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김영삼 후보측은 이 후보에 대한 징계방침을 결정하고 이 후보의 고립화 및 범여권세 단합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관계기사 2,3,4면>
노태우대통령은 17일 밤 청와대에서 긴급당직자회의를 소집,대책을 논의한뒤 19일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개최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민자당은 사실상 단독후보가 된 김 대표를 차기대통령후보로 선출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경선을 거부하고 당의 명예를 훼손시킨 이 후보의 행위는 명백한 해당행위』라고 규정,『당헌·당규에 따라 단호히 조치되어야 한다』고 징계를 지시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가 노 대통령앞에서 불공정 경선 사례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지만 경선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이춘구사무총장은 18일 오전 『현재로선 전당대회를 잘 치르는게 과제』라고 말해 이 의원에 대한 징계는 전당대회이후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민자당 당헌상 소속당원에 대한 징계는 제명·탈당권유·당원권정지·경고 등이 있으며 의원을 제명할 경우 당기위결정→의원총회→당무회의 등의 동의절차를 밟도록 돼있다.
김 후보 추대위는 18일 오전 대책회의실에서 이 후보 진영 인사들의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이날중 다각적인 설득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그러나 이 후보와 측근들은 1차적으로 전당대회 무효화투쟁 및 징계조처에 대해 법적대응을 공언하면서 당 지도부의 김 후보측의 출당조치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신당창당에 필요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의 한 핵심측근은 이날 『이 후보의 경선거부는 본질적으로 불공정경선을 통한 당의 김영삼후계구도를 인정할 수 없고 자신의 독자출마를 포기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이 후보 대선출마의사를 시인했다.
그는 『이 후보는 적당한 시점에서 대선출마를 위한 작업을 구체화할 것이며 그 방법은 현실적으로 신당창당이 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신당창당에 대비해 이날부터 박태준최고위원·박철언의원 등 대책위 진영의 중심인사들과 심도있는 접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아울러 당외세력과의 연대를 위해 정호용 전의원을 비롯,이재환·강창희·조진형 당선자 등 14대 무소속당선 인사들과 접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측근은 『청와대나 김 후보측의 대처방식으로 볼때 이 후보의 당내투쟁이 오래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이 후보는 이에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해 탈당·신당창당 등의 작업이 조속히 가시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후보 대책위는 18일 오전 회의를 열고 박태준명예위원장이 19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최고위원직을 수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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