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제는 이병주 선생의 15주기 추모제와 함께 시작됐다. 27일 오후 3시 섬진강변 추모비 앞에서 열린 추모제에는 이병주 기념사업회 공동대표인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와 정구영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조유행 하동군수, 김언호 한길사 대표, 유족 대표 이권기씨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 문인 중에선 임헌영.최동호.서영은.김인환.박덕규.방현석.홍용희씨 등 50여 명이 참석했고, 문학제에 초청된 아시아 작가들도 함께 헌화했다.
김윤식 명예교수는 "오늘 아시아의 작가와 시인이 모일 수 있는 건 이병주 문학의 핵심이 일제 침탈 행위의 피해자인 학병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이병주 문학의 의의를 밝혔다.
추모제가 끝난 뒤 하동 종합사회복지회관에서 문학 심포지엄이 열렸다. 중국 작가 한 자오쳉은 심포지엄에서 "이병주 선생의 영문 번역 작품을 중국에서 찾지 못해 아직 그의 작품을 읽지 못했지만 이번에 이병주를 비롯한 한국 문학에 대해 많은 걸 느끼고 알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외에도 파블로 네루다 문학상을 수상한 필리핀의 대표적인 작가 시오닐 호세를 비롯해, 현 태국작가협회 회장인 차마이펀 방콤방, 전 하노이 작가협회 회장인 베트남의 작가 호 안 타이, 한국에도 두터운 독자층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 작가 시마다 마사히코, 인도네시아의 시인 고에나완 모하메드, 대만 작가 하오 위샹 등 해외 작가들은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한국 작가들과 교류의 시간을 갖는다. 이들은 27일 밤 쌍계사에서 묵으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한다. 28일 열리는 문학 심포지엄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안경환 위원장, 소설가 박완서.김용성씨 등이 참석한다.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인 김종회 경희대 국문과 교수는 "올해는 해외 작가들이 심포지엄에 참석하는 것에 그치지만 내년부터는 국제적인 규모의 문학상을 신설해 축제 기간에 시상식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28일 이병주 국제문학상 제정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하동=손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