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원자로 40년쯤된 구형”/한스 블릭스 IAEA총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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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극히 소량이지만 플루토늄 추출
­북한 핵시설을 시찰한 전반적인 소감은.
▲첫인상은 매우 구식으로 35∼40년전 모델인 원자로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당시 영국전문가들이 자문했다고 한다. 자체기술개발을 하다보니 효율성을 희생시키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영변 방사능화학연구실을 시찰한 소감은.
▲길이가 1백80m나 되는 거대한 건물이었다. 북한측은 이를 실험실이라고 하면서 내부장비는 40% 정도 갖추어졌다고 설명했다.
­영변의 방사능화학실험실을 시찰한 결과 그렇게 큰 빌딩이 단지 실험용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생각됐는가. 그같이 큰 빌딩이 실험실이라고 믿기 어려운 것은 아닌가.
▲우리가 보기에는 그것은 핵재처리공장이었다. 우리가 그 실험실을 방문했을때 북한관계자들은 실험으로만 쓰이는 것이라 말했다. 그들은 실험실기능의 80%가 민간용실험이며 지난 90년에 일부시설이 완공돼 테스트용으로 소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한 실험실로 사용해왔다고 말했다. 현재 이 시설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설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을 가능성은 없나. 또 플루토늄의 양을 말하지 않았는데 그것으로 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하다고 보지 않나.
▲무기를 만들기엔 적은 양의 플루토늄이다. 우리는 그 정보에 비밀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할 의미가 있다. 장비를 옮겼는지 나로서는 말하기 어렵다. 우리 조사팀이 2주일내에 그곳에가 공장을 샅샅이 조사할 것이다.
­이틀전 북경에서 북한의 한 외교관은 IAEA 조사만으로 북한의 핵문제를 증명하는데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등 서방에서는 남북한 동시사찰을 요구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 것이다. 그것이 문제해결에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핵문제에 대한 신뢰여부는 보다 많이 공개될수록 좋은 것이며 우리를 초청한 북한도 다른 나라에 공개하는데 주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들은 핵사찰협정을 비준했으므로 사찰을 받을 의무가 있다.
나는 또 한국과 북한의 동시사찰 선언준수가 핵문제 공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북한은 핵개발 프로그램을 평화적 목적에만 사용할 것으로 믿는가. 또 IAEA는 북한내 어디든 시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들은 의무를 다했다. 핵시설 목록을 제출했고 사찰을 허용했으며,그들의 핵개발프로그램을 익히도록 우리를 초청하기까지 했다.<북경=전택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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