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바이 코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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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세계 주요 증시가 신천지를 거침없이 밟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25일(현지 시간) 사상 처음 1만3000선을 뚫었고 한국 코스피 지수도 연일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는 뚝심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러시아.멕시코 등 전 세계 23개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이고 있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7.58포인트(0.49%) 오른 1553.13으로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12% 오른 것을 비롯해 중국.싱가포르.대만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 다우지수는 25일 예상을 웃도는 1분기 미국 기업 실적과 대규모 자사주 매입 등에 힘입어 135.95포인트 올라 1만3089.89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도 23.35포인트 오른 2547.89로 마감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세계적으로 돈이 넘쳐나는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세계 경제의 양 축인 미국과 중국 경기가 좋아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순항 중인 일본과 유럽 경기도 글로벌 증시 강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서울 증시를 보는 시각도 달라졌다. 최근에는 팔고 있지만 2~3년 전부터 주식형 펀드로 돈이 몰리면서 증시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 변동성이 줄어들고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증시의 체질도 달라졌다. 덩달아 지난해 11조원어치를 팔았던 외국인 투자자들도 다시 '바이 코리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올 들어 26일까지 2조70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시가총액(코스닥 포함)은 850조원을 넘어 국내총생산(GDP.지난해 847조8760억원) 규모를 처음 추월했다. 주식 가치를 따지는 주가수익비율(PER)도 이달 들어 처음으로 11배 선 위로 올라섰다. UBS글로벌자산운용 숀 라이틀 주식운용본부장은 "서울 증시에 삼성전자.현대차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많아졌다"며 "한국이 선진 증시로 분류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가 진정되고 기관투자가들까지 쌍끌이 매수에 가세하면 1980년대 이후 미국 증시처럼 장기 호황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표재용.최준호 기자

◆ 주가수익비율(PER)=현재 주가를 주당 순익으로 나눈 비율. 주가의 가치를 따지는 대표적 지표다. PER이 낮으면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돼 있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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