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유혈속 오늘 총선/전국에 「적색 경계경보」… 야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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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5%만 얻으면 대통령 당선 무난할듯
【마닐라 AP·AFP=연합】 필리핀 총선이 3개월에 걸친 유혈유세를 마치고 11일 전국 17만여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투표에 들어갔다.
이번 선거는 정·부통령을 포함해 상원의원 24명,하원의원 2백명,주지사 73명,시장 및 각급 자치단체선출직 1천6백2명 등 모두 1만7천명을 선출하는 필리핀 역사상 최대규모이며 69년이래 최초의 자유경선이다.
첫 개표결과는 12일 오전 1시쯤 나올 전망이나 공식집계는 7천1백여개 섬에서 투표가 분산실시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빨라야 내주초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3천2백만 유권자중 80% 이상이 투표에 참가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선거의 대통령후보 7명은 대부분 미국·일본 및 아시아 국가와의 유대강화와 경제재건,법질서 개선 등 비슷한 공약을 내걸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이번 대통령 선거는 결선투표제를 실시하지 않고 후보가 난립해 혼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총유효 투표의 25%를 획득하면 당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0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키노가 지지하는 피델 라모스 전국방장관이 17.6%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으며,여성 후보 미리암 산티아고 전농지개혁장관이 16.2%로 뒤를 바짝 쫓고있다.
그러나 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대통령 추종세력인 에두아르도 코후앙코 후보의 경제재건 호소가 호응을 얻고 있으며 하이메 신 추기경이 후원하는 라몬 미트라 하원의장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총선에 앞서 유세기간중 선거 관련 폭력으로 70여명이 숨지고 지난주말에만 경찰 등 26명이 살해당하는 등 선거폭력이 난무,필리핀 당국은 전국에 「적색 경계경보」를 내렸으며 야당측은 당국의 이같은 조치가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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