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맞벌이라 수입은 많은데 음식점 낼 돈 모으기가 쉽지 않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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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Q: 4세 자녀를 둔 30대 맞벌이 부부입니다. 맞벌이로 수입도 많은 편이고, 특별히 낭비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돈이 잘 모이지 않습니다. 남편은 창업을 하고 싶어 하는데 모아둔 돈
이 없어 걱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출을 줄이고, 목돈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A:전씨 부부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지난해 30평형대의 아파트를 구입했고, 소득도 많아 안정적인 가정이다. 전씨는 앞으로도 10년 이상은 직장생활을 할 계획인데, 학원 강사인 남편은 음식점 창업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목돈이 없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창업 자금 마련과 창업에 관한 자문을 구해 왔다.

#지출 줄여 창업 자금 마련

전씨네는 이미 내 집도 마련했고, 앞으로 4~5년간은 이사할 계획도 없다. 하지만 수입이 많은 만큼 지출도 많아 저축률이 소득 대비 20%밖에 안 된다. 보통 맞벌이 가정의 경우 소득의 50% 이상을 저축해야 바람직하다. 전씨네는 아이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저축률을 더 높여야 한다.

재무설계의 목적이 명확하고, 그 목적에 맞는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이다. 전씨네는 창업 자금에 대한 목표 외에 자녀 교육비와 부부의 노후자금 준비도 생각해 둬야 한다. 지금은 수입이 많지만 앞으로 창업하게 되면 현재와 같은 수입이 안정적으로 보장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조사비와 생활비.잡비 등을 줄이면 매달 285만원씩 저축할 수 있다. 이 중 창업자금 용도로 매달 250만원씩 5년간 저축할 경우 수익률 7%로 가정하면 1억760만원, 수익률 10%일 때는 약 1억9000만원가량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펀드 비중도 늘려 보자. 5년간 연 7~10%의 수익률을 목표로 현재 해외 펀드에 가입하고 있는 적립식 펀드 외에 국내 주식형 펀드에 100만원, 해외 부동산 관련 펀드에 50만원을 가입할 것을 권한다.

# 정기보험과 변액연금에 추가 가입

전씨네가 들고 있는 보장성 보험은 남편의 종신보험과 자녀보험 두 가지다. 이 두 보험은 보장 규모와 내용.보험료 등이 적절한 수준으로 잘 설계돼 있다. 하지만 정작 전씨는 보험이 없다. 전씨도 남편에 준하는 수준의 보장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월 10만원씩 넣는 정기보험에 가입하면 살아 있는 동안 병에 걸리거나 다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남편은 연금보험으로 매달 50만원씩 불입해 어느 정도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 전씨도 마찬가지다. 생활비에서 줄인 25만원을 전씨 이름으로 변액연금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당장 목표는 창업 자금이기는 하지만 안정된 소득이 있을 때 노후 자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되면 매달 저축률이 44%로 올라가게 된다.

#재무 상황에 맞는 창업 준비 필요

전씨네가 창업 목표를 세웠다면 이에 대한 준비를 꾸준히 해야 한다. 막연히 돈이 생긴 다음에 한다는 생각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전씨에게는 단순한 주거용 부동산 투자보다 금융 재테크 기회를 활용한 수익형 부동산이나 창업을 통한 지속적인 현금 운용을 추천하고 싶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와 임대형 창업의 경우 일반적인 주거용 부동산 투자보다 안정적이고 계획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우선 경기변동과 상권 활성화, 주변 인프라 등을 고려해야 한다. 또 상가 분양이나 임대차 계약 때 법률 검토를 충분히 해두자. 만약에 생길 수 있는 법률상의 피해를 미리 막을 수 있는 길이다.

전씨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소형 점포 창업의 경우 실평수 20~40평과 직장인이 많은 업무용 빌딩이나 신규 상업지, 아파트 단지 내 상가, 택지개발지구 내 임대형 상가를 권할 만하다. 이들 지역은 30대 이상의 성인 고객이 주이고, 외식을 즐기는 가족 단위의 고객 등을 잡는 데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창업 때 점포 임대 보증금은 평균 5000만원 정도를 기준으로 하고, 임대료는 월 300만원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초기 창업주는 A급 상권이라 할지라도 경험이 적기 때문에 임대료로 내는 돈이 월수입보다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목표는 고정지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음은 일반적인 초보 창업자가 유의해야 할 사항이다. 첫째, 중간 유통 과정을 줄여 원가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 둘째, 가족형 사업이 가능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셋째, 체인점 사업 형태로 운영하면 재고량 관리 등 사업이 한결 손쉽다. 넷째, 업종과 입지 선정, 상권 분석, 점포 계약, 인테리어, 인허가 사항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정리=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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