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발목 삠|채인정<고대의대 여주 의료원장·정형외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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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얼마 전 산에 갔다가 발목을 삔 20대 직장 여성이 진찰실에 찾아왔다.
그녀는 여학교 시절 발목을 자주 삐어 여러번 침을 맞았고, 그후에도 발목이 불안정한 것 같아 굽이 높은 신을 못 신었으며, 요즘은 산악부에 들어가 주말마다 산에 가는데 산에서 내려올 때가 항상 불안정하던 중 지난 일요일의 산행에서 다시 실족해『정확한 진단을 받기 위해 병원에 왔다』고 했다.
염좌란 인대의 손상을 의미하며, 우리 몸의 관절 중에서 족 관절에 가장 흔히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염좌는 그 손상 정도가 가벼우면 증세도 가볍기 때문에 소홀히 생각하는 경우가 흔한데, 만일 손상된 인대를 완전히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관절의 안정력이 떨어져 쉽게 재발된다.
이런 상태가 오랫동안 반복 지속되면 관절면에 퇴행 변화까지 일어나 이를 회복시키기 매우 어려우므로 첫 치료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족 관절의 인대는 외측인대, 내측인대, 그리고 종아리의 두 뼈를 앞뒤에서 고정시키는 경비인대 결합으로 이뤄져있다. 이중 족관절의 염좌는 외측인대에 가장 잘 생긴다.
외측인대 손상은 발목을 안쪽으로 돌리는 힘에 의해 쉽게 발생되기 때문에 보행이나 달리기 중 움푹 팬 곳에 실족하는 경우에 흔히 일어난다. 여자들은 높은 굽의 신발을 신는 경우 잘 생긴다.
발목인대가 손상되면 부어오르고 누르면 아프며 피하출혈 등이 있다. 이 같은 부상을 하면 즉시 얼음찜질을 하고 붕대 등으로 압박하며, 반창고로 고정하거나「보행석고」로 3∼6주간 고정한 후 근육의 근력강화 운동과 평형유지 운동 등을 한다. 인대가 완전히 끊어진 경우(3도)나 운동선수처럼 격심한 발목동작을 해야 하는 경우, 또는 족 관절의 불안정이 심해 계속 손상 받는 경우 인대복구를 위해 수술이 필요하다.
이 여성환자의 경우 역동 방사선 검사를 한 결과 그 동안 손상이 반복돼서인지 그 정도가 심해 수술을 권하자『옛날에 치료를 제대로 받았어야 되는 건데…』라고 후회하며 수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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