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치매 전문치료센터 세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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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노화에서 비롯되는 대표적 질병인 노인성 치매(노망) 환자들이 내년 국내 처음으로 서울 등 3∼4곳에 설치될「치매전문센터」에서 집중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보사부는 6일 노인복지 대책으로 내년에 우선 3곳의 치매 전문센터를 기존의 사회복지시설에 병설하거나 독립된 병원 형태로 신설하고 94년부터 각 시·도에 1곳씩 점차적으로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인구 2백28만여 명 가운데 약4%(9만1천여 명)로 추산되는 노인성 치매환자들이 사회적 무관심에서 벗어나 무료, 또는 실비로 퇴행성 질환을 상담·입원치료 받을 수 있는 길이 트이게 됐다.
뇌 기능의 장애로 생기는 노인성 치매 환자들은 지금까지 일반 정신질환자들과 함께 정신병동에 수용되거나 장기입원의 필요성 때문에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사실상 강제 퇴원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가족 친지들로부터도 자연 현상쯤으로 여겨져 방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보사부는 내년에 신설되는 치료센터에는 우선 계단 오르는 법, 밥 먹는 법까지 잊어버리는 등 심한 성격 및 행동장애를 일으키는 중증 환자들을 우선적으로 집중치료·요양시킬 방침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65세 이상 인구의 10%, 80세 이상 인구의 40%가 노인성 치매로 고통받고 있는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최대의 공중보건 문제로 떠오르고있으며 한국도 90년 현재남자 67.4세, 여자 75.4세인 평균수명이 2000년에는 각각 71.3세, 77.4세로 크게 높아져 노인성 치매가 사회문제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의료계에서도 최근 노인성 치매의 예방·치료약을 서울대 의대를 중심으로 개발중이며 보사부와 과기처는 신약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노인성치매는 기억력과 관련 있는 뇌 속의 해마(히토캄푸스)에서 생기기 시작한 이상이 대뇌피질 등으로 번지면서 속이 꽉 찬 모양의 뇌를 바싹 마른 호두모양으로 변하게 해 각종 장애를 일으키는 퇴행성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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