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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불」꺼지자 뒤늦게 관심/미 정계 잇단 한인촌 방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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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LA 재해지역 선포/LA시장/한인피해 우선 지원
【미주특별취재반】 미 역사상 최악의 인종폭동으로 기록될 LA흑인폭동 발발 5일째인 3일 로스앤젤레스는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주방위군과 임무교대한 정규연방군이 투입돼 새로운 약탈과 방화사건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아 급속히 평정을 되찾고 있다.<관계기사 4,5,23면>
LA 한인 10만여명은 2일 오전 범교포 4·29대책본부 주최로 한인타운내 아드모어공원에서 평화집회를 갖고 행진하면서 평화와 화해·재기 등을 다짐하면서 타운을 청소하는 모범적인 대처로 주목을 받았다. LA의 각 한인언론기관에는 3일 현재 40만달러의 성금이 답지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회장 차동섭)는 3일 피해 한인들을 돕기 위해 워싱턴DC에 모금위원회를 구성했다.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은 2일 로스앤젤레스 일원을 「연방재해지역」으로 선포한데 이어,오는 7일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다고 3일 밝혔다.
한편 미 전역의 관심이 한인타운으로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내 주요정계인사와 캘리포니아 행정책임자들이 속속 한인타운을 방문,교포들을 위로하고 복구대책을 협의하는가 하면 미국내 주요언론들도 한인타운 소식을 주요기사로 보도하고 있다.
피트 윌슨 캘리포니아주지사는 3일 오후 LA총영사관을 방문,교포단체장을 만나 대책을 논의했으며,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유력시되는 빌 클린턴 아칸소주지사와 흑인지도자 제시 잭슨목사,공화당의 패트릭 부캐넌 대통령후보 경선자도 각기 한인타운을 방문 피해상황을 둘러보고 관심을 표명했다.
브래들리시장은 이날 본사와의 인터뷰에서 『한인타운의 피해복구를 최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를 위해 한인타운내에 임시복구센터를 설치하고 신고접수를 위한 핫라인 전화설치도 지시했다고 밝혔다.
CNN·ABC·NBC·CBS 등도 한인들의 피해소식과 평화시위소식을 비중있게 다뤘으며 워싱턴포스트지와 뉴욕타임스지는 한국정부가 미국정부에 보상대책마련을 요청한 사실과 LA한인들의 평화시위 등을 큰 비중으로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지는 『한인들이 오랜세월 열심히 일해 쌓아올린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진데 대해 절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3일 오후 3시 현재 한인인명피해는 사망 1명(이재승군)·부상 46명(중상 6명·경상 40명),재산손실은 1천7백여개업소에 3억3천2백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번 폭동의 전체피해는 사망 49명·부상 2천2백여명으로 미 역사상 최악을 기록했으며,5천2백70여건에 달하는 방화 및 약탈로 재산피해도 조사기관에 따라 5억∼25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아틀랜타·뉴욕 및 워싱턴 등 미 전역 40여개 도시의 산발시위도 진정돼 이번 폭동으로 인한 더이상의 여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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