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사업 펼치는 KT 이용경 사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KT가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섰다. 이미 온라인 게임산업 진출을 선언했고 이달 초에는 회사 정관을 고쳐 부동산개발업도 가능토록 했다. KT가 갖고 있는 막강한 유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한 신사업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변화의 이유는 단 한가지. 국내 유무선 통신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들어가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지 않으면 쓰러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이용경(60) 사장이 있다. 그는 과거 1백년 KT사사(社史)에 또 다른 1백년의 성장을 보장하는 사업개발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했다.

-올 3분기 실적을 보면 초고속인터넷 빼고는 모두 마이너스 성장이다. 향후 KT를 먹여 살릴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통신업체가 제공하는 인터넷과 무선통신이 기업효율성을 올리고 있다.기업들은 새로운 통신서비스를 계속 원하고 있다.통신업체가 개발할 사업영역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다. KT는 기업들이 유무선 네트워크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이에 걸맞은 서비스를 개발할 생각이다. 또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 대비해 이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도 고려 중이다. 내년에 시작될 위성 디지털미디어방송(DMB)과 휴대인터넷도 기대하는 분야다.부동산개발업은 전국에 있는 회사 부동산에 정보화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자는 것이다.통신업과 건설업이 연계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무선이 융합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이동통신 자회사인 KTF와 통합할 필요가 있지 않나.

"현재는 아니다. 자회사지만 정기적인 인사교류가 있고 사업개발시 KTF와 긴밀히 협의한다. 굳이 회사를 합하지 않아도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은 많다. "

-얼마전 전 직원의 10%가 넘는 5천명을 정리했다. 인력구조조정은 계속하나.

"더 줄이는 것은 어렵다. 현재 인원(약 3만8천여명)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사업을 찾을 것이다."

-해외투자 계획은.

"이미 영국 런던과 베트남 하노이 등 8곳에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법인을 이용해 글로벌 데이터 서비스 사업이나 초고속망 구축사업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또 동남아 등 저개발국에 투자를 고려 중이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많은 규제를 받고 있는데.

"이동통신 가입자가 유선통신을 추월한 지 5년이나 됐다. 이는 통신의 무게 중심이 무선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데도 유무선 접속료를 보면 유선에 불리하도록 돼 있다. 예컨대 유선에서 무선으로 전화를 하면 접속료의 91%가 무선회사로 가고 나머지 9%만 유선인 KT수입으로 온다.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유선과 무선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원폰 같은 서비스도 외국에서는 규제가 없으나 KT는 지배적 사업자라는 이유로 이 같은 서비스를 못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좋은 서비스를 못하게 돼 있는 것이다.

최형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