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천도] 백제의 천도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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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공주)은 백제의 두 번째 수도다. 첫 수도 한성(현재의 서울 강남 일대)에서 475년 백제가 웅진으로 도읍을 옮긴 이유는 고구려 장수왕의 남하 정책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쫓겨간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 천도는 아니었지만, 왜 웅진으로 옮겼는가는 의문으로 남았었다. 최근 공주시 수촌리의 유물 발굴로 인해 당시 웅진에 상당한 문화 수준의 세력이 존재했고 그들과 한성의 중앙세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할 수 있게 됐다. 웅진 시기는 왕릉 발굴로 유명한 무령왕이 재임하며 화려한 문화를 꽃피운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던 백제는 538년 다시 사비(부여)로 천도했다. 급히 옮겨온 웅진은 요새에 가까웠지만 협소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무령왕 때에 이르러 안정을 되찾고 왕권이 다시 강화되자 왕실은 좀더 넓고 경제적 여건도 좋은 곳으로의 천도를 모색했고, 결국 성왕 때 천도를 단행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노중국(계명대.사학과) 교수는 "천도를 하기 위해선 귀족들의 합의가 필요했고, 반발세력도 눌러야 했는데, 경제적 안정 속에 왕권을 다시 강화한 무령왕 때 이 같은 기본 조건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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