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시에 짓눌린 학생 풀어주자”/고교교육 바로잡기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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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보충·자율학습 폐지·개선/“일부 시·도/학기중 학원수강도 곧 허용
고교교육의 가장 큰 병폐로 지적되어온 획일적 입시위주의 교육이 수술대에 올랐다.
각 시·도교육감과 일선고교 교장들이 잇따라 학교교육 정상화 결의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도에서는 입시준비를 위한 보충·자율학습을 전면 폐지하거나 개선키로 하는 등 그 노력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94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계기로 그동안 소수의 대학진학자 위주로 왜곡됐던 학교교육을 바로잡으려는 이같은 노력은 그러나 오랫동안 길들여진 입시위주교육 때문에 시행과정에서 학부모들의 반발과 혼란도 예상된다.
◇보충·자율학습 개선=경남교육청은 25일 전국 처음으로 도내 중·고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보충·자율학습을 2학기부터 전면 폐지키로 결정했다.
또 서울·부산 등도 대학입시 준비는 학생들이 스스로 그 방법을 결정할 수 있도록 재학생의 학기중 학원수강을 조만간 허용하고 보충·자율학습은 희망학생에 한해 실시키로 하는등 대학입시에 묶여온 교육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육감·교장결의=대한사립중·고교교장회(회장 엄규백·서울 양정고 교장)는 24일 정기이사회에서 이제까지 대학입시에 짓눌려 비정상적으로 운영돼온 교육과정을 즉각 정상화할 것을 결의했다.
이에 앞서 전국 15개 시·도 교육감들도 21일 교육부가 소집한 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지역실정·여건에 맞춰 학교교육 정상화를 적극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
◇교육부지침=교육부는 교육감회의에서 ▲교과별 시간배당기준 준수 ▲적성·능력에 맞는 진로지도교육 및 직업교육과정운영 활성화 ▲교과별 교사연구회 운영 활성화로 교수·학습·평가방법 개선 ▲보충·자율학습 자율실시 등을 통한 학교교육의 본질적 기능회복을 강조했다.
교육부는 94학년도 대학입시가 대학별로 매우 다양해져 획일적 준비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전혀 새로운 형태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실시,대학본고사중 논술형시험 실시로 주입·암기식 교육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교육계는 이같은 일선고교의 노력이 결실을 거둘 수 있기 위해선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교육을 최종평가하는 의미가 있는 대학 본고사 과목·문제형태 결정에 있어서 대학이 함께 노력하고 학부모가 협조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부 학부모들은 『입시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에서 자율·보충수업을 폐지한다는 것은 결국 학부모에게 과외등 또 다른 부담을 안겨줄 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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