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떼돈버는 고르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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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연설 사례금으로 15억여원 챙겨/프라우다지 “비즈니스 여행” 비난
지난 11일부터 12일간 예정으로 일본을 방문중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엄청난 환대와 함께 떼돈을 벌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련붕괴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고르바초프는 지난달 독일 방문에 이어 퇴임후 두번째 해외여행으로 일본을 찾았다.
현재 모스크바에서 국제문제연구기관인 정치·경제·사회 연구재단(통칭 고르바초프 재단)이사장으로 있는 고르바초프의 인기는 아직도 높아 일본 매스컴·단체들이 거액의 사례를 제시하며 「고르바초프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르바초프를 초청한 요미우리(독매)신문과 아사히(조일)신문이 고르바초프 강연회를 개최,연설사례금으로 50만달러씩 모두 1백만달러(한화 약 7억7천8백만원)를 지급했다.
이와 함께 종교단체인 창가학회에서도 고르바초프의 연설대가로 이케다 다이사쿠(지전대작) 명예회장이 거액의 사례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르바초프는 이밖에도 로터리클럽·비누회사·자동차회사 등을 방문,이곳에서 받는 사례까지 합하면 총2백만달러(한화 약15억6천만원)나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고르바초프의 행동에 대해 비판의견도 거세다.
프라우다는 고르바초프의 방일전인 지난 9일자 신문에서 『고르바초프의 방일은 돈벌이를 위한 비즈니스여행』이라고 혹평했다.
일본의 한 대학교수는 『정권을 다시 찾고자하는 속셈은 아니겠지만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존재의의를 되찾고자 했을 것이다. 월4천루블(약 3만원)의 연금으로는 재단운영은 커녕 생활도 곤란했을 것이다. 언젠가는 인기도 떨어질테니 미리 돈벌이를 해두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비아냥거렸다.<김국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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