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세포 바이러스 국내산모 96%가 감염/연대 손영모교수 조사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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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신생아 소뇌증·두뇌이상 등 기형유발/모체에 항체 미형성땐 유산이 바람직
우리나라 산모의 거의 대부분이 신생아 소뇌증·두뇌이상·선천성 귀머거리 등을 일으키는 원인균중의 하나인 거대세포 바이러스(CMV)에 감염된 것으로 표본조사 결과 밝혀졌다.
연세대 의대 손영모교수(소아과)는 지난 89년 9월∼91년 8월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을 찾은 산모 5백75명을 대상으로 CMV 항체양성률을 조사한 결과 선진국감염수준(60%)의 1.5배가 넘는 9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CMV는 인체에서 흔히 검출되는 바이러스중 하나로 감염되면 보통 쉽게 항체가 형성돼 건강상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백혈병·장기이식 등으로 면역기능이 약해진 사람이나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의 임신부에게 감염될 경우 기형아출산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CMV는 소변·땀·눈물·침·정액 등 체액이나 출산시 산모에서 태아로의 수직감염 등이 주감염경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손교수의 조사에서는 신생아중 6명(1.2%)이 수직감염된 것으로 밝혀졌으나 이들 신생아의 산모가 모두 항체양성자여서 기형아등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손교수는 『CMV는 산모가 아닌 일반인도 대부분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질병등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져 CMV가 설치기 시작하면 항바이러스제제를 투여,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체가 미형성된 산모가 CMV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을 때는 태아의 유산이 권장되고 있다. 예방백신은 미국·일본 등에서 개발중이지만 아직 실용화에까지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한편 최근 미국의 한 병원의 조사에 따르면 보통 풍진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으로 알려진 기형아중 약 10%는 CMV 감염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CMV 감염여부는 소변검사를 통해 간단히 알 수 있으며 소변검사 비용은 1만원 안팎이다.<김창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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