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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장제」도입 기업에 활력/(주)삼신사장 변정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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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도급생산방식… 5개분야 고용/시행첫해 매출 2.5배나 늘어
『일하는 만큼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모두들 자기사업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이른바 「소사장제」를 도입 성공을 거두고 있는 (주)삼신 변정구 사장(51)은 이 제도가 수출부진에 허덕이는 국내중소기업에 활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88년 10월 이 제도를 처음 도입한 국내최대의 금속사무용가구회사 삼신은 현재 경기도 평택공장에 모공장외에 다섯개의 작업장을 별도로 설립,다섯명의 「소사장」에 의해 일부 공정을 전담케 하고 있다.
현재 전체공정의 20% 정도를 이 제도로 생산하고 있지만 전체생산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막대해 도입 첫해인 88년 62억원의 매출액은 지난해 1백52억원으로 두배반가량 급증했으며 올해도 매출목표가 2백억원에 이르고 있다.
소사장제란 일반적으로 생산직 간부에게 생산공정의 일부를 책임지게해 동일사업장내에서 생산케하는 일종의 도급생산 방식으로 불황기의 기업들이 스스로 터득한 생존의 한 방식이다.
이 방식의 일반적인 특징은 ▲해당생산라인에서 오래 일한 근로자가 소사장이 되고 ▲모기업이 같은 생산현장에 작업장과 생산설비를 설치해 주며 ▲생산인력 충원을 제외한 관리·판매·기타대외업무를 모기업이 모두 떠맡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사장제는 독립을 원하는 직원이 별도의 장소에서 하청법인을 설립토록 지원해 부품을 공급받는 협력업체제도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신종협업형태다.
소사장중 한사람인 김영한씨는 『회사에서 공장건물·생산시설·원자재 등을 모두 대주고 물건이 만들어지면 미리 협의한 수량과 가격조건으로 물량전체를 사주기 때문에 우리들은 현장에서 되도록 시간과 원자재를 절약해 물건만 열심히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사장은 『협력업체에서 부분품을 조달할 때와는 달리 최종제품에 하자가 생겼을 때 책임을 서로 미룰 수 없기 때문에 불량품이 나오지 않도록 보다 철저히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변사장이 소사장제를 구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7년 노사분규 이후 임금은 치솟는데도 사람구하기는 더 어려워지고 근로기강 해이로 생산성은 점점 떨어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특히 85년 공장을 부평에서 평택으로 옮겨오면서부터 교통체증 등으로 거리가 멀어진 기존 협력업체로부터 제때에 부분품을 조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자동차·전자 등 일부 대기업의 협력업체를 제외하면 한 하청업체가 여러 모기업에 납품하는 일반적인 국내실정에서는 항상 필요한 만큼의 부분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생산방식도입이 필연적이었다』고 변사장은 말했다.
지난 76년 삼신을 설립하기전 가구회사 근무경력까지 치면 철제가구 제작에 23년을 종사해온 변사장은 국내 금속가구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생산자동화투자가 미흡한 탓이며 이를 위해서는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들을 중심으로 자동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량부품 조달체제를 소사장제 생산도입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변사장은 소사장제가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소사장의 경우 제조업종과 다른 사업서비스업(용역업)의 기타도급으로 분류돼 조세부담이 커지는등 현행 관계법령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홍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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