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폭파용의자 서방인도 시사/“공정한 재판” 조건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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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배심원제 배제·구금장소 명시등 요구
【트리폴리·런던=외신 종합】 유엔의 리비아제재발효 이틀만인 17일 리비아인 팬암기폭파용의자 2명이 미국이나 영국의 법정에 조건부출두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의 리비아인 변호사인 이브라힘 라그웰씨는 『용의자들이 최근 미영을 포함한 어느 국가의 법정에도 설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전하고 리비아정부도 이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그웰 변호사는 그러나 용의자들이 공정한 재판을 전제로 이같이 밝혔다고 전하고 공정성의 내용으로 ▲배심원제가 아닌 판사들의 심리 ▲구속장소 명시 ▲정보기관 개입 배제 ▲변호인 접견 허용 ▲언론왜곡시정 등을 지적했다. 그는 『배심원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이나 영국법정은 이같은 전제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용의자들이 인도되면 적법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영국은 용의자들의 출두 신빙성을 의심하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리비아정부는 이에 앞서 『서방과 범인인도협정을 맺지않아 용의자를 인도할 수 없지만 용의자들이 출국을 희망할 경우 막지 않겠다』고 밝혀 서방과의 협상여지를 남겨놓은 발언을 한 바 있다.
한편 리비아에 대한 제재조치에는 서방국가들 및 이집트를 포함한 몇몇 아랍국들에 이어 이란도 17일 동참을 선언했으나 아프리카의 차드는 리비아와의 항공노선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비아는 현재 모든 대외 항공노선이 폐쇄됨에 따라 이집트와 튀니지,지중해의 몰타 등과 육로 및 선편을 이용한 수송망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물자의 반출입과 외국인의 철수를 진행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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