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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헉 ! 에이즈 환자가 쓴 주사기에 찔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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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최근 방영됐던 TV 의료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 극중에서 의사 안중근은 매독 환자의 피를 뽑다가 주사기에 손을 찔린다. 이때 중근은 매독 예방을 위해 페니실린 주사를 맞는다. 중근은 또 에이즈 환자의 수술 도중에도 주사 바늘에 찔린다.

의사뿐이 아니다. 일반인도 가정.학교.직장에서 전염성 질환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살아간다. 전염성 질환은 미리 백신을 맞는 등 예방이 최선. 그러나 사고나 부주의로 대책이 없는 상태(백신 접종 전)에서 전염성 질환(병원체)에 노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즉각 대처를 하면 일부 질환에선 '사후약방문'(예방)도 가능하다. 조기 치료와 예방이 가능한 질환과 대처법을 소개한다.

◆독감(인플루엔자)=5일 전에 독감 백신을 맞은 할머니가 부지불식간에 독감 환자인 손자를 간호했다면? 할머니는 독감에 걸릴 수 있다. 독감 백신은 맞은 지 2주 지나야 효과를 발휘한다.

강릉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오미경 교수는 "독감 환자와 접촉했다면 바로 리렌자.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 약을 10일간 복용해야 한다"며 "예방 효과는 60~80%"라고 설명했다.

◆에이즈=에이즈 환자에게 사용했던 주사 바늘에 찔렸다면? 이 경우 에이즈 감염자가 될 위험은 0.3%가량이다. 가능성은 작지만 본인에겐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염준섭 교수는 "사고를 당한 지 3일 내에 3가지 약(항바이러스약)을 '칵테일'해 4주간 복용해야 한다"며 "예방 효과는 70%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3일이 지난 뒤 약을 복용하는 것은 허사다.

◆A형 간염=35세 남성이 황달.복통.감기 증세가 있어 병원을 찾았는데 검사 결과 A형 간염으로 진단됐다면? 그는 이미 환자이므로 사후 예방조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그의 부인.자녀는 사후 예방조치로 A형 간염을 예방할 수 있다. 환자(황달이 나타난 시점 기준)와 함께 생활한 지 2주 이내라면 면역 글로불린 주사 한 방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어린이는 면역 글로불린과 간염 백신을 함께 맞는 것이 효과적이다.

◆B형 간염=B형 간염 환자인 애인과 모르고 성관계를 가졌다면? 섹스를 통해 B형 간염이 옮겨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이 병은 혈액.정액.질 분비물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므로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경희대병원 감염내과 이미숙 교수는 "B형 간염 감염이 걱정되면 먼저 간염 항체가 있는지 확인하고 항체가 없으면 면역 글로불린과 간염 백신(3회)을 맞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임신부가 B형 간염 환자라면 아기를 낳기 12시간 전에 면역 글로불린과 간염 백신을 함께 맞는다. 아기가 이 병에 걸릴 위험을 10%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매독=윤락가에 다녀온 뒤 매독에 걸린 것 같다면? 성관계를 가진 지 3주 이내라면 벤자신페니실린(항생제) 근육주사 한 방으로 거의 100% 예방된다. 매독 환자의 혈액이 든 주사 바늘에 찔린 경우도 마찬가지.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최재경 교수는 "임신부가 매독 환자라면 임신 4개월 이전에 벤자신페니실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 4개월을 넘기면 임신부.태아를 함께 치료해야 한다.

◆결핵=가족 중에 활동성 폐결핵 환자가 있다면? 6세 미만 자녀에게 아이나(먹는 결핵치료제)를 9개월간 먹이면 사후 예방이 가능하다(예방률 60%). 그러나 6세가 넘으면 사후 예방의 실익이 별로 없다는 이유로 권장하지 않는다.

◆수두=초등학생인 자녀의 학급에 수두 환자가 발생했다면? 수두는 '무덤에서도 걸린다'는 말이 있을 만큼 전염성이 강한 질환. 따라서 자녀가 수두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한다. 수두 환자와 접촉한 지 3일 이내라면 수두 백신, 3일 이후라면 조비락스(항바이러스약)를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사후 예방법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의사 안중근이 매독 환자의 혈액이 담긴 주사기에 찔린 모습.

◆사후 예방조치가 어느 정도 가능한 질환

인플루엔자(독감).에이즈.A형 간염.B형 간염.매독.결핵.수두

◆사후 예방조치가 힘들거나 불가능한 질환

감기.C형 간염.유행성 출혈열.쓰쓰가무시병.렙토스피라병.풍진.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볼거리

◆수두의 3가지 사후 예방조치법

.감염자와 접촉 후 3일 이내: 수두백신 접종(수두 증상을 가볍게 할 수 있음)

.감염자와 접촉 후 3일 이후: 항바이러스약 조비락스 복용(수두 예방 또는 증상을 가볍게 할 수 있음)

.백혈병 환자.임신부.암 환자.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 등 고위험 집단: 수두 환자와 접촉한 뒤 4일 이내에 면역 글로블린 투여

자료:강릉아산병원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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