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백인을 주목하라… 프로농구 챔프 1차전의 수훈갑 버지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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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프로농구 모비스의 백인 센터 크리스 버지스(2m5cm.사진)가 챔피언 결정전(7전 4선승제)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지금껏 프로농구에서 백인 외국인 선수가 소속된 팀이 챔피언에 오른 적은 없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과 추일승 KTF 감독의 '동기 대결', 양동근(모비스)과 신기성(KTF)의 가드 싸움, 모비스 크리스 윌리엄스의 활약, 김동우(모비스)와 송영진(KTF)의 득점 등 챔프전을 앞두고 수많은 전망이 쏟아졌다. 그러나 버지스는 20일 울산 1차전에서 24득점.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에이스 크리스 윌리엄스(35분45초)보다 10분가량 적은 24분15초를 뛰었지만 내용은 누구보다 알찼다.

승부처가 된 3쿼터 후반에 보여준 버지스의 활약은 놀라웠다. 상대 외국인 선수와의 일대일 골밑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외곽슛도 정확했다. 그의 적극적인 공격 리바운드는 모비스가 승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버지스는 시즌 내내 '2등 외국인 선수'였다. 외국인이 한 명밖에 뛸 수 없는 2.3쿼터는 대부분 윌리엄스의 독무대였다. 정규리그에서 버지스(26분)는 윌리엄스(34분20초)보다 평균 8분 이상 적게 뛰었다.

지난해 5월, 유 감독과 임근배 코치는 푸에르토리코에서 뛰는 버지스를 보기 위해 직접 현지까지 갔다. 임 코치는 "키가 크고 슈팅력이 뛰어나 좋은 인상을 받았다. 윌리엄스의 단점을 커버할 적임자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유 감독은 1차전 경기 전까지만 해도 "버지스의 공격이 아쉽다"고 했으나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버지스는 '1년 전 푸에르토리코에서 봤던 그 모습'을 재연했다. 임 코치는 "긴 적응기간이 이제야 끝난 모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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