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모비스 감독과 추일승 KTF 감독의 '동기 대결', 양동근(모비스)과 신기성(KTF)의 가드 싸움, 모비스 크리스 윌리엄스의 활약, 김동우(모비스)와 송영진(KTF)의 득점 등 챔프전을 앞두고 수많은 전망이 쏟아졌다. 그러나 버지스는 20일 울산 1차전에서 24득점.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에이스 크리스 윌리엄스(35분45초)보다 10분가량 적은 24분15초를 뛰었지만 내용은 누구보다 알찼다.
승부처가 된 3쿼터 후반에 보여준 버지스의 활약은 놀라웠다. 상대 외국인 선수와의 일대일 골밑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외곽슛도 정확했다. 그의 적극적인 공격 리바운드는 모비스가 승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버지스는 시즌 내내 '2등 외국인 선수'였다. 외국인이 한 명밖에 뛸 수 없는 2.3쿼터는 대부분 윌리엄스의 독무대였다. 정규리그에서 버지스(26분)는 윌리엄스(34분20초)보다 평균 8분 이상 적게 뛰었다.
지난해 5월, 유 감독과 임근배 코치는 푸에르토리코에서 뛰는 버지스를 보기 위해 직접 현지까지 갔다. 임 코치는 "키가 크고 슈팅력이 뛰어나 좋은 인상을 받았다. 윌리엄스의 단점을 커버할 적임자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유 감독은 1차전 경기 전까지만 해도 "버지스의 공격이 아쉽다"고 했으나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버지스는 '1년 전 푸에르토리코에서 봤던 그 모습'을 재연했다. 임 코치는 "긴 적응기간이 이제야 끝난 모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