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총탄 구입 … 한달 전부터 사격연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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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C방송은 19일 "조승희가 1차 범행 직후 뉴욕 NBC방송에 보낸 사진들과 범행 현장을 경찰이 분석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며 "그의 범행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것이었음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보도했다. NBC는 "조승희가 지난달 중순 버지니아공대에서 64㎞ 떨어진 로어노크의 한 사격장에서 사격 연습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가 최소한 범행 한 달 전부터 살인 연습을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경찰이 조승희가 NBC방송에 보낸 사진을 정밀 분석한 결과, 그는 범행 수주 전에 탄두 부분이 화산 분화구처럼 팬 형태인 '할로포인트(hollow-point)'형 특수 총탄을 다량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할로포인트 총탄은 일반 총탄에 비해 살상력이 높아 가정에서 방어용으로 소지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처음부터 대량 살상을 염두에 두고 철저한 준비를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조승희는 범행 당시 적어도 200발의 총탄을 발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경찰은 조승희의 2차 난사 장소인 노리스 홀에서만 무려 17개의 권총 탄창을 발견했다.

?권총은 인터넷에서 구입=조승희가 범행에 사용한 권총 두 자루 중 22구경 발터 P22 권총은 2월에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미국 CBS방송이 19일 보도했다. CBS에 따르면 범인은 2월 2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 본사를 둔 온라인 총포상 '건 소스(The Gun Source)'에서 신용카드로 권총을 구입했다. 가격은 267달러(약 24만7000원)였다.

조승희는 권총 판매자에게 보낸 e-메일에서 발터 P22가 최신형인지, 제조 연도는 언제인지 등을 꼼꼼히 확인했으며 주소지는 부모 주소를 기재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는 주문하고 일주일 뒤에 권총을 받았다.

조승희는 그 뒤 한 달여 뒤 로어노크의 한 총기상에서 신용카드로 571달러를 주고 9㎜ 글록 권총을 하나 더 구입했다.

?"버지니아주의 참혹한 실수"=워싱턴 포스트(WP)는 20일자 사설에서 조승희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총기를 구입하게 된 것은 버지니아주의 참담한 실수라면서 총기 규제의 허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WP는 정신병력이 있는 범인이 난동에 사용할 권총을 사들인 것은 버지니아주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블랙스버그=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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