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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1000개" 여주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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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신세계첼시가 6월 문을 여는 여주프리미엄아울렛 개장을 앞두고 20일 여주군 실내체육관에서 지역 출신 직원을 뽑기 위한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1000여 명 채용 예정에 1900여 명이 몰렸다. 여주=변선구 기자

"군 전체가 며칠째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20일 ㈜신세계첼시 주최 여주프리미엄아웃렛 채용박람회장인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여주실내체육관 앞. 여주군청 정병관 주민생활지원팀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후 12시30분쯤 체육관 앞에는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없이 200여 명이 길게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정장을 입은 상기된 표정의 젊은이부터 아기를 업고 온 주부, 단체로 버스를 타고 온 중년 주부들까지 몰려들었다. 오후 1시, 실내체육관 문이 열리자 1700㎢ 남짓한 체육관은 금세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채용박람회는 신세계가 여주에서 6월 개점을 목표로 짓고 있는 명품 전문 아웃렛에서 일할 사원을 뽑기 위한 행사였다. 아웃렛에 점포를 열 브랜드와 외식.관리업체 등 70여 개 업체가 각각 부스를 차리고 채용 상담을 했다. 이들이 뽑아야 할 인원은 모두 1000명.

이날 채용박람회엔 모두 1900여 명이 몰렸다. 정 팀장은 "인구 10만 명의 여주군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것도, 이렇게 큰 구인행사가 열린 것도 처음"이라며 "그동안 일자리 부족으로 젊은이들이 떠나 버려 인구가 늘 제자리걸음이었다"고 말했다. 여주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묶여 대기업 투자라곤 1987년 KCC(옛 금강화학)의 유리공장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지역의 2년제 대학인 여주대 관광일본어학과.패션코디네이션학과 등의 졸업반 학생 600여 명이 버스 10여 대에 나눠 타고 박람회장을 찾았다. 패션코디네이션학과 안현숙 교수는 "매장 관리자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명품 매장에 취업길이 열려 희망에 차 있다"고 했다. 일자리를 찾아 여주를 떠났던 젊은이들도 박람회장을 찾았다.

지난해 9월부터 서울 대현동의 고시원에서 지내며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구자옥(24)씨는 7개월 만에 고향에 왔다. 그는 "타지에선 저축하기도 힘들고 가족도 그리웠다"며 "고향에 이런 좋은 기회가 왔으니 꼭 새 일자리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력서를 든 중년층도 많이 눈에 띄었다. 세 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온 이모(44)씨는 "요즘 다니는 회사가 어려워져 일자리를 찾고 있다"며 "아웃렛이 집에서 가까우니 경비 자리라도 난다면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주군뿐 아니라 이천시, 강원도 원주시 등 인근 지역에서 온 구직자도 많았다. 수원시에서 두 시간 동안 차를 몰고 왔다는 자영업자 길영진(38)씨는 "가게 수입이 불규칙해 일자리를 찾고 있다"며 "의류업체나 레스토랑에서 일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주군은 아웃렛이 세수와 외지인들의 방문을 늘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박람회장을 찾은 이기수 여주군수는 "아웃렛 개점 이후 연간 600만 명 정도가 여주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기회에 여주군 홍보를 강화해 더 많은 국내외 자본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임미진.박유미 기자 <mijin@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 여주프리미엄아웃렛은=㈜신세계가 미국 아웃렛 개발업체 첼시 프로퍼티와 합작해 만든 국내 최초의 명품 아웃렛 매장. 120여 개의 명품.디자이너 브랜드의 이월상품 등을 25~65% 할인된 가격으로 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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