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처 새 차관 '딱 맞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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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8일 교육방송(EBS) 특강을 통해 "지방의 이름 없는 학교를 나와도(…) 서울대 안 가도 스스로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장식(사진) 신임 기획예산처 차관은 이런 노 대통령의 기준에 맞아떨어지는 인물이다.

경북 상주의 농촌에서 초.중학교를 마친 반 차관은 1970년 인문계 고등학교 대신 덕수상고에 진학했다.

반 차관은 "집안 형편이 나쁘지 않았지만 스스로 돈을 벌어 살아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졸업 후 외환은행에 입사한 그는 야간대학인 국제대학 법학과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낮에는 은행에 다니고 밤에는 공부에 매진한 끝에 대학 4학년 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쟁쟁한 엘리트 경제관료들이 버틴 예산처에서 그는 두루 인정받았고, 1995년에는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 공공행정학과에서 전 과목 A학점을 받으며 석사학위를 땄다. 반 차관은 자리에 걸맞은 실력과 경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옛 경제기획원 기획국에서 주무 사무관으로 일하며 강봉균.이기호씨 등 쟁쟁한 '기획통'들로부터 업무를 익혔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금융구조조정에 참여했고, 예산처 총괄심의관과 재정운용실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노무현 정권 출범 직전인 2003년 초에는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을 거치면서 정치권 인사들과도 폭넓은 교분을 쌓았다.

반 차관의 덕수상고 동문인 경제관료로는 허용석 재경부 세제실장, 김동수 재경부 경제협력국장, 김동연 전 기획예산처 산업재정기획단장(세계은행 파견근무 중) 등이 있다. 과천 관가에선 반 차관 발탁과 관련, "몇몇 일류대학 나온 사람만이 요직을 독점해 국제경쟁력이 뚝 떨어진다"고 한 노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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