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가스폭발사고 교훈 되살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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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2월에 있었던 광주 해양도시가스 폭발사고는 보기 드문 대형참사였다. 나는 현장을 돌아보고 가스폭발의 위력이 얼마나 큰가를 새삼 느꼈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사고원인분석과 함께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가스탱크로리 운전기사의부주의와 경사로에 자동차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장애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운전기사는 그런데 경사로에서 사이드브레이크를 걸고 정차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변 사고의 현장을 보면 경사로에 턱을 만들어 과속차량의 속도를 줄이도록 하고 있으나 오히려 이 턱이 후방으로 미끄러지는 차의 직진을 방해하고 좌측으로 진행케 하여 무게 15t의 탱크로리가 저장탱크의 밸브가 있는 도출파이프에 충돌했다. 이 충격으로 파손된 16mm의 파이프에서 고압의 맹연성 가스가 분출되어 결국 이 감속대가 폭발사고의 발생을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둘째, 탱크로리취급에 관한 법규상의 문제다. 법규상에는 엑스플로세이프가 내장된 경우에는 운전기사 이외의 동승자(조수)가 없어도 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이같이 위험한 차량에 단지 엑스플로세이프가 장착돼 있다는 이유로 동승자가 없어도 된다는 법규에는 맹점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셋째, 가스취급의 안전관리 소홀이다. 탱크로리가 정문을 들어서면 우선 경비실에서 안전관리자에게 통보해 책임자가 반드시 충전소까지 안전하게 유도해야 한다.
넷째, 시설물 배치상의 문제다. 사고현장을 보면 가스탱크가 경사진 급커브 길에 너무 가깝게 위치해 있다.
용기의 안전대책에 대해보다 많은 연구를 하고 안전관리책임자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는 기회가 마련돼야한다고 본다.
고압용기가 고온의 화염 속에서 어떻게 파괴되는지 비파괴검사를 한 용접부위의 파괴양상을 관찰해 안전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이 사고현장이 시험장소로 활용돼야 한다.
안전교육 및 전시장을 건립하고 학교나 관계자들, 일반인들에게 가스안전관리의 사고재발을 막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충전소 안전관리 원의 복장표시 및 철저한 정신교육이 필요하다.
둘째, 탱크로리 수송차량에는 엑스플로세이프를 내장하고 운전기사 외에 조수 한 명을 동승시킨다.
셋째, 사고현장은 광주시에서 가스안전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한다.
넷째, 파괴된 탱크의 잔재는 보기 드문 자료가 되므로 가스업계의 지원 속에 공학도의 연구시험자료로 이용한다. 한응교<공학박사·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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