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학생들 재단전입금 확대 요구/사학 등록금진통 장기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사학재단이 대학에 투자하는 「재단전입금」 문제가 대학 학내분규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있다.
지금까지 학기초마다 운동권학생들이 외쳐오던 ▲학원민주화 ▲총장직선 ▲재단비리척결 등 정치성높은 구호들이 사라져버린 대신 『재단이 왜 학교에 돈을 더 내놓지 않느냐』는 문제가 학생들의 중요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6공들어 봇물처럼 터져나왔던 학원민주화시위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대학에서 재단비리·어용시비가 89∼90년사이 일차적으로 정리된데다 최근 학생들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각대학 총학생회가 학생대부분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재단전입금문제에 투쟁의 초점을 맞추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각 사학재단들은 무작정 학교에 돈을 투자하라는 학생들의 주장은 학교를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기업들은 학교재단인수를 꺼리는 형편이어서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입금확대요구=중앙대는 지난해 C급판정을 받은뒤 학생들이 학교와 재단측에 ▲장·단기 발전계획수립 ▲7백43억원의 발전기금조성 등을 요구해 왔지만 재단측이 뚜렷한 대응책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최근 등록금미납자의 처리를 놓고 학교측의 중징계방침과 학생들의 강경투쟁결정이 맞서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도 학생들이 『재단은 학교발전을 위해 지난해보다 40억원이 늘어난 52억원의 전입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며 9일 오후 총장실·재단사무실의 집기를 들어내는등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동국대는 학교측이 등록금을 19% 인상한데 대해 학생들이 『재단전입금을 지난해의 10억원에서 최소한 두배이상 늘리고 학교발전계획을 먼저 세울 것』을 요구하며 9일 총장실과 법인사무처장실 등의 집기를 들어냈고 경기대생 3백여명도 9일부터 재단의 시설투자확대를 주장하며 부총장실등을 점거,농성중이다.
◇문제점=대부분의 사학들이 학교재정의 80% 이상을 학생들의 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그나마 인건비등으로 대부분이 지출돼 첨단장비설치·건물신축·우수교수유치 등은 꿈도 꾸지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학을 맡으려는 기업도 크게 줄어 성균관대의 경우 지난해 4월 봉명그룹이 학생들의 전입금확대요구에 반발,재단포기를 선언한뒤 1년이 다되도록 학교를 맡겠다는 새로운 재단을 찾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