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기자의약선] 올리브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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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 상징인 올리브 나무. 예루살렘의 올리브 산에서 2000년간 풍우를 견뎌 온 노목 8그루가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 준다. 그래선지 올리브 나무는 버릴 게 없다. 열매를 짜면 올리브유다. 이 기름엔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이 풍부하다. 올리브 잎.가지로 만든 올리브관은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에게 씌워졌다. 잎을 입에 문 비둘기는 평화를 뜻한다. 잎은 또 고대 이집트부터 약으로 써 왔다. 올리브잎의 건강 효과는 셋으로 요약된다.

하나, 천연의 항생물질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왕의 미라를 만들 때 올리브잎을 넣었다. 세균 죽이는 방부제로 쓴 것이다. 살균력의 주역은 올러유러핀(폴리페놀의 일종). 올러유러핀은 체내에서 엘레놀산으로 분해된다. 이것이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 유해 미생물을 죽인다. 올러유러핀은 올리브 나무의 잎에 풍부하다. 잎 추출액의 올러유러핀 함량은 올리브유의 50배에 달한다. 한국통합의학연구소 이인성 소장(의사)은 "피부병.기관지염 환자에게도 잎 추출액을 처방한다"며 "장내 유해 세균을 제거하는 장 청소용, 기생충 치료약으로도 유용하다"고 소개했다.

둘, 심혈관 질환의 예방에 유효하다. 올러유러핀의 효과다. 사람.토끼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잎 추출액은 혈관이 딱딱해지는 것을 막고 혈관을 최대 63%까지 확장시켜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잎 추출액을 3개월 복용하면 혈압이 크게 떨어진다는 논문이 유럽에서 나왔다.

셋, 항산화 작용이다. 항산화 성분인 올러유러핀이 유해(활성)산소를 없애 노화와 암 등 각종 성인병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올리브잎 추출액의 항산화력(ORAC 검사 결과)은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C의 4배, 녹차나 포도씨 추출물의 2배에 달한다(호주보완의학센터 필립 셰라스 박사). 올리브잎 추출액은 호주.유럽 등에선 건강기능식품으로 시판되고 있으나 국내에선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기 위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올리브잎 추출액의 약점은 값이 비싸고(200㎖ 한 병에 2만4000원) 맛이 씁쓸하고 떫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는 섭취를 꺼린다. 아이에게 먹이려면 물에 희석시켜(2% 수용액) 음료수처럼 만들거나 레몬향 등 향을 가하는 것이 좋다. 빈속에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질 수 있다. 예민한 사람에겐 복용 초기에 피부가 거칠어지고 몸이 붓는가 하면 두통.설사.피곤.관절통.독감 증세 등 이른바 명현 현상이 나타난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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