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권혁재사진전문기자의네모세상] 그곳에 가면 케세라세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마야문명, 에네켄, 데킬라, 마리아치. 멕시코를 연상케 하는 단어들입니다. 그러고 보면 꽤 친숙한 나라 같지만 정작 멕시코에 가 본 적 있느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고개를 젓습니다. 마음으로는 가까워도 가 보기엔 먼 나라인 것이죠.

이번 '네모세상'엔 멕시코를 담아봤습니다. 7박8일 동안 칸쿤.아카풀코.멕시코시티까지 주요 여행지를 모두 둘러봤으니 꽤 바쁜 일정이었죠. 한 곳을 찬찬히 둘러보고 꼼꼼히 소개할 수 없어 아쉽지만 이것저것 본 만큼 다양하게 담아온 사진으로 멕시코를 소개합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치첸이트사 마야문명의 꽃

마야문명의 꽃인 치첸이트사( Chichen Itza)는 영국의 BBC가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 50'의 하나로 선정할 만큼 신비를 간직한 곳입니다. 책에서나 봐 왔던, 눈으로 보지 않고는 도저히 믿지 못할 고대문명 앞에 섰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벅찹니다. 돌로 쌓은 24m 높이의 피라미드인 쿠쿨칸 신전, 마야인들에게 생명의 물을 공급했던 성스러운 연못 세노테 (Cenote), 메소 아메리카 지역에서 가장 큰 구기 경기장( Ball Court ), 제물로 바쳐진 희생자들의 해골을 조각해 놓은 촘판틀리(Tzompantli), 건축물 내부 기둥과 정면 열주에 마야의 전사들이 부조로 조각되어 있는 전사의 신전과 천개의 열주(Temple of the worriors & Square of the 1,000 columns) 등이 신화를 들려줍니다.

테오티우아칸 신이 태어난 곳

'신들이 태어난 곳' 또는 '신이 되는 곳'이라는 뜻의 테오티우아칸 (Teotihuacan)입니다. 인구가 무려 20만 명에 달했다는 중미 최대의 고대도시 유적입니다. 돌과 석회를 이용해 쌓은 태양의 피라미드(Pyramid of the Sun)와 달의 피라미드 (Pyramid of the Moon)에 올라 보면 인간의 위대함과 나약함을 동시에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손으로 만들었다고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위대한 유적에선 경외심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테오티우아칸족의 미스터리와 그것을 풀지 못하는 현대문명의 미약함을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소칼로 가장 멕시코다운 광장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의 중심 소칼로(ZOCALO) 광장입니다. 주말이면 아스텍 전통의상을 입고 민속춤을 추는 이색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제사장 복장으로 약초를 태우며 관광객의 몸과 정신을 씻어 주는 광경도 색다릅니다. 저녁이면 솜브레로에 악기를 든 마리아치 악단이 감미로운 세레나데를 불러 줍니다. 가장 멕시코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소칼로 광장에서 귀와 눈요기를 하다 보면 '케세라세라(Que Sera Sera, 어떻게든 되겠지)'를 절로 외치게 됩니다.

아카풀코 태평양의 리비에라

칸쿤을 떠오르는 태양이라 한다면 아카풀코는 지는 석양에 비유됩니다. 이미 1940년대부터 '태평양의 리비에라'로 불리며 멕시코 최초의 고급 휴양지로 군림한 아카풀코였지만 언제부턴가 칸쿤에 명성을 빼앗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초현대적인 칸쿤과 달리 아카풀코는 멕시코의 정서가 살아 있어 좋습니다.

여행정보

■서울에서 멕시코까지 가는 데에는 꼬박 하루 이상 걸립니다. 로스앤젤레스나 일본 도쿄를 경유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갈아탈 경우 시간은 절약되지만 미국 비자가 있어야 합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공항에서 100ml가 넘는 액체류(술.화장품 등)는 기내에 반입할 수 없는 규정을 지키고 있습니다. 미국.일본의 공항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멕시코의 화폐는 페소(Peso)이며, N$로 표기합니다. 대부분의 관광지에선 미국 달러(US$)와 함께 쓰이기 때문에 그냥 $라고 표기되어 있을 경우 미국 달러(US$)인지 페소(N$)인지 꼭 확인해야 합니다. US $ 1=N$ 10=900원으로 계산하면 됩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