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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조사국이 제출한 「북 핵개발계획 보고서」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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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 핵개발은 주한미군 철수 협상용”
▲핵무기개발계획 실태=평양 북방 약 96㎞지점의 영변에는 지난 80∼87년 사이 건설된 30메가와트급 원자로(원자폭탄 1개 제조가능한 플루토늄 추출 가능)와 84년부터 건설중인 50∼1백메가와트급 원자로(연간 2∼5개의 원자폭탄 제조가능한 플루토늄 추출 가능),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 239를 추출할 수 있는 재처리시설,분화구처럼 구획된 폭발실험장 등이 존재한다.
인공위성 정찰 등에 따르면 이들 원자로에는 발전소용 전선은 없고 많은 무장병사와 대공포로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
50∼1백메가와트급 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은 빠르면 92년 중반에 완성,그후 1년내에 원자폭발장치가 제조될 것으로 추정된다.
▲외부지원=북한 과학자들은 소련·중국·파키스탄 등지에서 연수한 예가 많다. 소련은 영변시설에 대한 직접 지원은 하지 않았지만 구소련 붕괴전인 91년 12월까지 북한 과학자들의 연수를 받아들였다.
중국은 북한의 재처리시설 건설에 기술을 제공했다는 정보가 있으나 아직은 추측단계다.
▲북한의 의도=<핵무장의도 부정> 북한은 영변시설이 「연구시설」에 불과하다며 핵무기 개발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0년 11월 북한 외교부장이 에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당시 소련 외무장관에 대해 『만일 소련이 한국과 국교를 수립한다면 북한은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겠다는 지금까지의 서약을 재고할 것』이란 발언을 했다.

<미 핵무기에 대한 대처> 북한 핵무기개발 목적의 하나는 주한미군의 핵무기 철거를 위한 협상재료로 삼자는데 있는 것 같다.

<미군철수> 북한은 핵무기에 관한 교섭을 주한미군 전면철수,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나아가 미국의 한국에 대한 「핵우산」철거에 관한 교섭으로 확대시키려 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 대한 억지강화> 걸프전으로 충격을 받은 김일성 정권은 강력한 미군에 대항할 수 있는 억지력을 갖기 위해서는 핵무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흔적이 있다.

<외교·정치 쇠퇴방지> 국제적인 정치고립상태에 있는 북한에 있어 핵무장으로 다시 한번 국제적 관심을 모으는 효과가 있다.
북한의 핵무장은 또 이란·시리아·리비아·이라크 등 과격한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핵무기 관련기술,기재수출로 귀중한 외화벌이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국과의 정치·경제관계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
국내적으로는 김일성 정권의 권위와 강대함을 인상지워 정권에 대한 반항의 싹을 없애는 효과도 있다.
▲IAEA와의 합의=북한의 최근 언동으로 보아 핵안전협정 비준은 단지 「시간벌기」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으로 일본의 핵연료 재처리시설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며 이를 걸고 넘어질 가능성도 있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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