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엔 빙그레가 최강"-백인천 전 LG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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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환희와 비통의 드라마로 엮어질 92년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4일 개막됐다.
6개월 전만 해도 녹색그라운드의 주역으로 야구팬들을 사로잡았던 백인천 전LG 감독을「스포츠초대석」에서 만나 앞으로의 계획, 올 시즌전망 등을 들어보았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습니까.
▲프로야구감독이 되기 전부터 벌여오던 사업에 다시 열중하고 있습니다. 골프웨어·등받이의자 등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최근엔 사무실도 큰 곳으로 옮겼고 사업도 그럭저럭 잘 되는 편입니다.
-리틀 야구 어린이들을 지도하고 있다는데….
▲지난해부터 리틀 야구협회로부터 어린이들을 지도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는데 기회가 닿지 않다가 지난 주말부터 처음 시간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3∼4백 명의 어린이가 한꺼번에 몰려 효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마침 김일권 계형철 심재원 등 은퇴선수들이 함께 나와 어린이들을 분담 지도할 수 있어 고마웠습니다.
어린이들의 경기를 지켜보니 변화구를 던지는 등 성인들처럼 너무 잔기술에 치중해 있었습니다. 그래서는 대 선수가 되기 전에 시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구의 기본인 던지기·받기·달리기 등과 기본 체력단련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6개월 쉬면서 야구생각은 안 났는지요.
▲사업, 골프(핸디5)에 열중하다보니 야구를 잊고 지낼 수 있었는데 최근 다시 야구가 그리워졌습니다. 그 동안에도 물론 야구얘기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열변을 토하는 등 빠져들었습니다. 야구인은 어쩔 수 없이 야구 속에서 사는가 봅니다.
-올해 어느 팀이 최강이라고 보는지요.
▲빙그레를 최강으로 봅니다. 장종훈 이정훈 등 프로정신이 투철한 타자가 있고 투수진도 송진우 등 비교적 수준 급입니다.
해태도 강팀임에 틀림없으나 공·수의 축인 선동렬 한대화 김성한 등이 모두 30대여서 아무래도 체력이 달려 하향세라고 봅니다.
반면 빙그레는 프로4∼5년 생인 20대 후반이 대부분이어서 기량이 절정기에 있습니다. 그밖에 롯데·삼성이 있으나 우승을 하기에는 원가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끝으로 장기레이스에 돌입하는 감독·선수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첫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은 신혼초야의 신부처럼 가벼운 흥분과 불안감이 교차할 것입니다. 타자는 상대팀 투수가 누구인지, 볼은 어떨지 등을 생각하며 고민할 것이고 투수는 1승을 올릴 수 있을지 불안할 것입니다. 감독들도 선발투수·타순 짜기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지난 겨울훈련을 믿고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나는 충분한 훈련을 했으니 틀림없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중요한 것입니다.
-다시 감독으로 복귀할 생각인지요.
▲기회가 주어지면 어느 팀에서라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권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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