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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난사 조승희, 외톨이에 폭력적 게임 즐겼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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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찰 당국은 17일 오전(현지시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사건의 용의자가 한국 국적의 영주권자인 조승희(23, Cho Seung Hui)라고 발표했다.

당국은 조승희가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에 있는 센터빌 출신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와 관련, 조승희 부모가 모두 페어팩스 카운티에 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가 총격 당시 매우 침착했고, 훈련받은 듯 매우 능숙하게 총기를 다뤘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라 평소 폭력적인 컴퓨터 게임을 즐겼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AP통신은 익명의 경찰관을 인용, 조가 3월에 구매한 9밀리 권총 영수증을 배낭 속에 지니고 있었다고 전했다.

래리 힝커 대학 대변인은 "그는 '외톨이(loner)'였으며, 그래서 그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조군의 주변에 평소 친구나 잘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경찰이 그가 누구인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수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이 대학의 한국 학생들도 이구동성으로 "그는 한국 학생들의 모임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고 말해 상당히 고립된 생활을 해왔음을 시사했다.

이제까지 경찰 수사 결과, 이번 사건도 공범자 없이 조군 단독으로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수사당국은 기숙사방에서 조승희가 쓴 것으로 보이는 독설 등으로 가득한 노트를 발견했다고 17일 시카고 트리뷴이 보도했다. 트리뷴은 한국 국적이며 영주권자인 23세의 조승희의 기숙사방에서 수사당국이 발견한 노트에는 독설과 불만으로 가득한 어수선한 내용의 글들이 담겨있었으며 조승희의 팔에도 붉은 잉크로 써놓은 'Ismail Ax' 라는 단어들이 노트속에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수사 소식통에 따르면 조승희는 최근 기숙사방에 불을 지르고 일부 여성들을 스토킹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과 폭력 성향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뷴은 조승희가 쓴 것으로 보이는 노트에는 캠퍼스의 "부잣집 아이들(rich kids)", "방탕(debauchery)", "기만적인 허풍쟁이들(deceitful charlatans)" 을 강하게 비난하는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보도했다.

수사당국은 조승희가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더 많은 증거를 찾기 위해 조승희의 컴퓨터를 조사중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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