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계 「단일후보」막아라/대권출진 YS의 대의원 확보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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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TK와 이종찬계 분리에 총력/대통령직계 흡수… JP계에도 눈짓/“1차투표서 과반수확보 낙관”
노태우 대통령과 민자당 대권후보 선출을 위한 5월 전당대회소집을 합의하고 대통령 지명전 출마를 공식선언한 김영삼 진영은 경선고지 선점을 최대한 이용하는 전략짜기에 분주하다.
김대표측은 YS본인은 물론 최형우 정무1장관,김덕룡·황병태 의원,이원종 부대변인등 민주계를 총 동원해 대의원 세력확보에 나서는 한편 아들 현철씨가 운영하는 연구소등 직·방계 대권기획팀을 활발히 가동시키고 있다.
본격적인 세력 쟁탈전은 청와대 당선자대회가 있는 31일 지역구 당선 의원들이 모두 상경한 다음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계는 7천명가까이 되는 대의원 판세분석을 얼추 해놓고 앞으로 있을 1백79개 지구당 개편대회·시도지부 정기대회·중앙위원회·중앙상무위원회·당무회의등 각종 대회에서 자파 대의원을 다수 확보하기 위한 전략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민주계측은 당대표라는 우월적 지위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노대통령으로부터의 측면지원을 끌어내고 특유의 속전속결대세몰이를 무기로 대의원 후보추천 과정에서 아예 결론을 지으려는 계획이다.
○…현재 대의원은 당연적대의원 2천8백여명과 선출직대의원 4천여명으로 6천8백여명선으로 돼 있다. 다만 당무회의(3백명)와 중앙위(8백명)선출대의원은 뽑히지 않은 상태며 나머지 선출직 대의원도 개편이 불가피해 현재 판세분석은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민주계는 일반 대의원 선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당내 중진급 인사와 13대지역구 의원,14대 지구당 위원장(원내외 포함)등 당연직대의원을 상대로한 세모으기작업에 1차 나서고 있다.
14대 원내외만을 기준으로 한 세분석에 따르면 위원장 2백37명중 친YS계는 91명,반YS계는 66명,중도파는 80명정도로 김대표쪽은 파악하고 있다.
친YS계는 민주계 59명과 김윤환·정순덕·김종호·박희태 의원등 친민주계 28명,금진호계 4명 등으로 돼 있으며 반YS계는 박태준 직계(10),이종찬의 신정치모임(16),박철언계(9),김복동계(4)와 김종필의 공화계(28)등 66명이고 중도파는 노대통령 직계로 분류될 수 있는 54명과 이춘구(13)·이한동(12)계등 80명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이들 지구당위원장들은 각각 10명의 대의원 추천권을 갖고 있다.
각 5명의 대의원 추천권이 있는 13대 현역 지구당의원 수는 추천권이 있는 1백28명으로 위와 같은 분류법에 따라 친YS 54명,반YS 38명,중도 36명이다.
따라서 전체 대의원 배정에 기본틀을 형성하게 될 13대 지구당의원,14대 원내외지구당위원장의 구성은 친YS가 1백45명,반YS가 1백4명,중도가 1백16명이라는 것이다. 물론 13대현역의원과 14대위원장 가운데 겹치는 인사가 상당하나 각기 행사할 수 있는 대의원추천권의 범위가 달라 이같은 별도 분류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른 대의원 확보수는 범민주계가 1천1백80명,반민주계가 8백50명,중도가 9백80명이다. 김대표측은 노대통령 직계부대는 3분의 2 정도 흡수가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이미 대통령의 뜻이 자신에게 기울었음을 알게되면 그들의 속성상 다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보면 3천10표의 계산가능한 표중 YS가 이미 확보한 표는 1천6백표라고 본다. 반수가 조금 넘는 수다.
나머지 3천여 대의원은 정책평가위원(2백50명),상무위원(1천여명)중앙당 및 지구당 당료(6백40명),시도의원(5백60명),당무회의 및 중앙위선출(8백명),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중 순수 민주계는 절대 열세상태이나 노대통령직계를 계속 공략하고 이춘구·이한동계의 중부권 보스가 막판 담판으로 돌게되면 1차투표에서의 과반수 확보를 낙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선승리를 위한 YS의 전략은 타계파 대의원 빼내오기와 반YS 단일후보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 YS가 29일밤 김종필 최고위원의 청구동 자택을 전격 방문한 것도 이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일단 이종찬 의원이 상대방으로 나올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고 있으나 박태준 최고위원도 분명한 의욕이 있으며 박철언 의원도 간단하게 대권의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범민정계단일후보는 어렵지 않느냐는게 민주계의 대체적시각이다.
민정계에서 복수후보가 나오면 표갈림현상이 YS를 유리하게 만들어줄 것이며 그의 대세론이 훨씬 쉽게 먹힐 수 있어 선거운동에 보다 여유가 생긴다는 판단이다.
부산·경남 대의원은 말할 것 없고 대구·경북도 이종찬 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큰데다 김윤환 전총장을 내세우고 박세직·금진호 위원장등 거물급의 지원을 받으면 YS바람몰이에 지장이 없다고 믿고 있다.
김종필 최고위원의 공화계도 총선패배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은밀히 중진의원을 상대로 포섭작전에 나선다는 것인데 각개격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 대상중의 하나.
최대 승부처는 서울·경기·강원등 수도권 지역. 심명보·이자헌 의원등 민주계에 시선이 곱지는 않으나 확고한 계파의 식이 없는 중진의원을 상대로 한 대규모 인적·물적 공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총선에서는 패배했으나 남재희 의원 등을 내세워 대의원확보작전에 나선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노대통령으로부터 사실상의 후계인계를 받았다는 설을 강력히 흘리고 당무일체를 장악,대의원 정원조정 등을 유리하게 해나가면서 반YS의 결집이 확고히 되기전에 정파사이를 헤집으며 각개격파에 나서는 것 등이 김대표의 기본경선전략이다.
상대방에게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끊임없이 「정치적 이슈」를 만들어가며 온갖 자원을 활용하면 4월 중순께 있을 경선후보 추천때에는 법적 요건인 대의원수 10분의 1을 훨씬 넘어 반수 가까운 추천을 얻는 대세장악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김대표측은 갖고 있다.<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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